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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골절 재입원·사망률 낮추는 '한국형 통합치료' 필요'
윤일규의원·재할의학회·노인병학회 개최, “중증 노인성질환 ‘골절’ 관심도 낮아”
[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고관절 골절로 대학병원에 찾아온 84세 치매여성의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재활과정을 거쳐 3주 만에 걸을 수 있을 정도로 회복하게 한 후 퇴원시켰다. 그러나 몇 달 후 이 여성은 요실금, 욕창, 영양장애를 안고 휠체어에 탄 모습으로 다시 병원을 찾았다. 환자를 운동시키기 힘들어한 가족이 요양병원에 입원을 시킨 것이다. 줄곧 누워서만 생활한 환자는 결국 치매증상 악화와 보행불능 기능장애를 안게 됐다.”
노인의 삶의 질을 악화시키고 의료비 증가에 큰 원인이 되고 있는 노인골절에 대한 정책적 관심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2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윤일규(더불어민주당)의원이 주최하고 대한재할의학회와 대한노인병학회, 대한골대사학회 등이 공동주관한 ‘노인 골절 환자의 재골절 예방과 재활의료를 위한 정책공청회’에서 중앙대학교병원 정형외과 하용찬 교수는 “골다공증으로 인한 고관절 환자의 사망률이 평균 17%에 달한다”며 “의료비 및 간병비 등 사회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재골절을 예방하는 통합관리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용찬 교수에 따르면 2016년 비급여 본인부담률을 기준으로 분석했을 때 고관절 골절 첫해에 남성은 약 996만원, 여성은 약 1015만원을 지출한다. 비용 지출이 가장 적은 손목 골절의 경우도 남성은 158만원, 여성은 177만원을 일년에 의료비로 쓴다.
특히 고관절 골절 후 1년 내 사망률이 높다는 것도 문제다. 50세 이상의 사망률이 17.4%이며 50대의 경우도 4.56%의 환자가 골절을 겪은 후 1년 내 사망한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임재영 교수도 “고관절 골절 후 절반 이상의 환자들이 이전 기능을 회복하지 못한다”며 “사회적 요구도가 높은 질환인데 예방-치료-재활과정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 교수는 “제도적으로 재활치료 체계가 지원되지 않으며 협진도 활발하지 않고, 환자와 가족들도 재활의 중요성에 대해 잘 모른다”며 “다학제적인 전문 재활치료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단순 재활치료만 보험급여가 인정되고 있어 적용되지 않는 것도 안타깝다”고 밝혔다.
한림의대 가정의학교실 노인의학 윤종률 교수도 “골절은 치료만 해서 끝나지 않는다. 수술과 재활까지 마쳐서 퇴원시켜도 장기적인 회복 계획이 없으면 보호자들이 모여서 ‘이제 부모님 누가 모시나’ 정도의 의논만 하게 되고 결국 그 환자는 다시 골절로 대학병원에 찾아온다”며 통합적 재활치료프로그램의 정립을 강조했다.
임재영 교수는 “현재 의료계에서 한국형 통합적 골절 재활프로그램(FIRM)을 마련하고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는데 1년 후 사망률이 비재활군의 10.3%에 비해 5.1%로 유의미하게 낮게 나타났다”며 “다만 기존 단순재활과 달리 전문인력과 추가적 치료 시간 등 더 많은 자원이 투입돼야 가능한 프로그램으로 현재 재활치료 체계에서는 임상 적용이 불가능해 정책적 개선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재활치료 전반에 있어 회복기의 중요성을 강조하겠다는 입장이다.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 이중규 과장은 “복지부도 재활의료시스템 전반에 대한 검토를 추진할 것”이라며 “급성기에서 회복기로 이동하는 단계를 엄밀히 하고 회복기재활은 별도 수가체계를 만들어 보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