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계, 故 임세원 교수 애도 ‘울림없는 메아리’
병협, ‘근조리본’ 패용·팝업창 게시 캠페인 참여율 '미미'
2019.01.13 20:00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진료 중 유명을 달리한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故 임세원 교수를 위한 병원계의 애도 분위기가 금세 수그러든 모습이다.
 
사건 직후 충격에 빠졌던 병원계는 고인의 명복을 빌며 1월 한 달을 애도기간으로 설정하는 등 임 교수를 추모하고자 했다.
 
실제 대한병원협회는 지난 4일 전국 회원병원은 고인을 기리기 위해 1월 한 달간 애도기간을 갖고 근조리본을 착용하기로 했다.
 
뿐만 아니라 별도의 이미지를 제작해 회원병원 홈페이지에 임세원 교수를 추모하고 안전한 진료환경 개선을 위한 국민청원 참여를 독려하는 팝업 창 게시를 주문했다.
 
병협이 제작한 팝업창 이미지에는 환자와 치유의 여정을 함께했던 임세원 교수의 명복을 빌며 의료현장의 동료로써 깊은 애도를 표한다는 추모의 내용이 담겼다.
 
특히 임 교수를 애도하는 근조리본 패용 동참과 안전한 진료환경 조성을 위한 국민청원 참여에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병협의 애도기간 설정과 근로리본 패용, 팝업창 게재 요청에도 불구하고 일선 의료진이나 회원병원들이 동참은 미미한 모습이다.
 
실제 대부분의 병원에서 흰가운에 근조리본을 패용하고 진료를 보는 의사들의 모습은 보기 힘들고, 심지어 캠페인을 주도한 대한병원협회 임원진 조차 근조리본을 패용하지 않고 있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임 교수를 애도하자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중증환자를 진료하는 입장에서 근조리본 패용이 조심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병원 교수는 요즘에는 부모님 상을 치르고도 근조리본을 달지 않는다보여지는 것 보다 마음으로 임 교수를 추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회원병원들의 팝업창 게재율 역시 미미하다.
 
병협은 전국 회원병원들이 홈페이지에 해당 팝업창을 게재해 임 교수를 추모하고 제도 변화를 위한 국민청원 동참을 유도해 주길 바랬지만 일선 병원들의 참여는 극히 드물었다.
 
실제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소위 빅5 병원 중 단 한 곳도 해당 팝업창을 게재한 곳이 없었다.
 
심지어 캠페인 주체인 대한병원협회 임영진 회장이 소속돼 있는 경희의료원을 포함해 병협 임원진이 운영하거나 재직 중인 의료기관도 애도 팝업창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병원협회 산하 직능단체인 대한중소병원협회, 대한전문병원협의회,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는 물론 시도병원회 홈페이지나 회장들 병원 어느 곳에도 팝업창이 게재된 곳은 없었다.
 
그나마 임세원 교수가 몸 담았던 강북삼성병원이 유일하게 홈페이지 전면에 고인의 명복과 영면을 기원하며 추모글 남기기 코너를 마련해 병원 이용자들과 애도를 함께 했다.
 
고인을 향한 병원계의 애도 분위기가 빠르게 식으면서 현재 진행 중인 국민청원 역시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구랍 31일 시작된 강북 삼성병원 의료진 사망사건에 관련한 의료 안정성을 위한 청원은 올해 초까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다가 최근들어 주춤한 상황이다.
 
13일 기준 해당 청원에 참여한 인원은 65000명에 불과하다. 오는 30일 청원시점이 종료될 예정으로, 향후 보름 동안 13만명이 넘게 참여해야 청와대로부터 정식 답변을 들을 수 있다.
 
병원계 한 인사는 추모 분위기가 식었다기 보다 동참 의지가 부족한 것이라며 임세원 교수의 희생을 헛되지 않게 하려면 병원인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일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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