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의료인에게 의사가 하는 시술행위를 하게 하거나 이를 하도록 내버려 둔 위반행위는 의료법 제27조제1항 위반사항이다. 따라서 업무정지 3개월의 처분이 내려지지만 처분을 피할 목적으로 동료의사 등으로 개설자를 변경하는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앞으로 이 같이 의료기관에 대한 업무정지 처분을 피할 목적으로 개설자를 변경하는 것을 막기 위해 처분의 효력이 승계되는 방안이 추진된다.
보건복지부(장관 진수희)는 의료기관에 대한 행정처분의 합리적인 승계조항을 마련하는 등 ‘의료법 개정안’을 마련, 입법예고한다고 20일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우선 의료기관에 대한 업무정지 처분의 승계조항을 마련하고, 실효성 있는 승계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양도인의 통지의무를 신설한다.(안 제64조)
이번 법률 개정은 의료법 운영 과정에서 나타난 입법 미비사항을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현행 법률은 의료기관 및 의료법을 준용하는 안마시술소 등에 대해 업무정지 처분을 하는 경우에도 처분의 효력이 양수한 의료기관 및 안마시술소에는 미치지 않는데 따른 조치다.
불이익한 행정처분을 회피할 목적으로 양도․양수하는 사례가 문제점으로 지적돼, ‘국민건강보험법’ 제85조, ‘식품위생법’ 제78조, ‘약사법’ 제89조에서도 행정처분의 효과가 양수인 또는 합병 후 존속하는 법인에 승계되는 조항을 명문화한다.
또한, 무의지역(無醫地域) 주민의 보건향상을 위해 의료인에 상응하는 자격을 가진 자에게 무의지역 내에서 독자적으로 의료행위를 허용하는 한지의료인 제도를 폐지하되, 현재 활동 중인 한지의료인이 피해를 받지 않도록 경과 규정을 마련한다.(안 제79조)
환자가 지정한 대리인 등이 진료에 관한 기록 열람ㆍ사본 교부를 요청했으나 의료인이 이에 응하지 아니한 경우(의료법 제21조 제2항을 위반한 경우)에 대한 처벌규정이 명확해진다.(안 제88조)
지난 2009년 1월 의료법 개정으로 환자가 아닌 사람에게 기록열람이 가능한 경우를 세부적으로 정하는 과정에서 현 조항에 따른 벌칙조항이 미비됐다. 현재는 자격정지 15일에서 개정 후 3년이하 징역이나 1천만원이하 벌금, 자격정지 15일로 강화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번 법률 개정으로 의료기관 및 의료인에 대한 불합리한 규제를 현실에 맞게 개선, 의료 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국민불편과 행정력 낭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입법예고는 내달 8일까지 진행되며, 개정안에 대한 의견은 이 기간 동안 보건복지부로 제시하면 된다. 이후, 의견수렴 및 법률안 심사 등의 절차를 거쳐 올해 8월 경 정부안으로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