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근빈 기자] 내년부터 일선 의료기관은 CT(전산화단층영상진단) 검사 시 보다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재촬영은 방사선 노출과 재정낭비 요인으로 지목돼 급여기준 등 가이드라인을 준용해야만 삭감을 방어할 수 있다.
정부는 지난 4월 간, 담낭 등 상복부 초음파에 이어 내년 2월부터는 콩팥(신장), 방광 등 비뇨기·하복부 초음파 건강보험 적용을 확정했다. 또 응급실 복부 CT도 보장성 강화 항목으로 올랐다.
이미 일련의 초음파 급여화 과정에서 CT 촬영이 급증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고 이를 감안한 현미경 심사가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CT 관련 항목을 상병전산심사, 선별집중심사 대상에 올렸고 또 재검사 가이드라인까지 일선 의료기관에 안내하면서 다각적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먼저 상병전산심사는 청구내역이 심사기준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프로그램으로 심사하는 것이다. 효율성을 높였지만 청구 시 작은 오류에도 심사조정 가능성이 높다.
상병전산심사 항목인 CT 촬영은 복지부 고시에서 정하고 있는 급여기준을 참조해 필요성에 대한 사유 기재돼야 인정된다.
▲악성종양과 감별을 요하는 종괴성질환의 진단, 감별진단 ▲악성종양의 병기 결정 및 추적검사 ▲급성외상(뇌, 흉부, 복부, 골반강, 척추 등) ▲수술 또는 치료 후 호전되지 않거나 심부 합병증이 의심될 때 ▲선천성질환 중 해부학적 구조 확인이 필요한 ▲대동맥질환, 동맥류에 한정된다.
여기에 2019년 1월부터 응급실 방문한 환자에게 복부 CT도 급여가 가능해진다.
위 항목에 포함되지 않는 질환들 중 진료담당의사 진단 및 치료방향 설정을 위해 부득이 촬영했을 때는 합당한 관련 자료와 소견서를 첨부해 촬영의 필요성이 인정된 경우로 제한된다.
CT 2회 이상 촬영 시 현미경 심사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의 2019년 선별집중심사 항목으로 ‘2회 이상 CT’가 선정된 것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2회 이상’이라는 조항이 붙은 것은 재검사 시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선별집중심사는 진료비 급격한 증가 및 사회적 이슈가 되는 항목 등 진료행태 개선이 필요한 항목을 정해 집중심사를 벌이는 것으로 이른바 ‘현미경 심사’로 불린다.
앞서 지난 국정감사에서도 CT 재촬영 문제는 도마 위에 올랐다. 당시 심평원이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전원환자 재촬영률은 2013년 18.4%, 2014년 18.4%, 2015년 18.6%, 2016년 19.8%로 집계됐다.
2017~2018년 자료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초음파 급여화 후 CT 촬영빈도가 높아졌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CT 재촬영과 관련한 심사가 더 깐깐해질 것으로 보인다.
심평원 관계자는 “CT 재촬영을 모두 불필요한 것으로 판단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방사선 노출과 재정낭비 요인으로 지목된 만큼 주의해야 할 항목이다. 집중적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일선 의료기관에 영상의학회의 CT재검사 가이드라인을 공유한 것도 같은 취지에서다. 임상적 필요에 의해 정당화된 재검사를 권장하기 위한 방안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