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화위원회(위원회)가 ‘워라밸(Work-life Balance)’ 제고를 통한 출산율 장·단기 대책을 내놨다.
내년부터 시행될 단기 대책으로는 남성 육아휴직 급여 지원 상한액 확대와 부부 육아휴직 동반사용이 있고, 장기 대책으로는 임금 삭감없는 일일 근로시간 단축과 유급 출산휴가 확대 등이 포함됐다.
특히 위원회의 대책은 예외 업종을 규정하고 있는 근로기준법과 관련이 없기 때문에 규모·업종 등과 관계없이 전(全) 직종에 대해 적용될 것으로 보여, 보건의료계에서도 준비에 나서야 할 전망이다.
위원회는 5일 복지부·여가부·고용부·행안부·교육부 등 범부처 합동으로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일하며 아이키우기 행복한 나라를 위한 핵심과제’를 확정해 발표했다.
우선 남성 육아휴직 급여 지원 상한액 확대와 부부 육아휴직 동반사용 등은 국회의 입법이나 개정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시행령 개정으로 내년부터 시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남성 육아휴직 급여 지원 상한액 확대는 현행 200만원인 ‘아빠 육아휴직 보너스’의 급여 지원 상한을 250만원으로 높이는 것이다. 아빠 육아휴직 보너스란 한 명이 육아휴직을 쓴 뒤 다른 한명이 육아휴직을 쓰는 경우 추가로 지원하는 제도다.
이를 통해 위원회는 남성 육아휴직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덜고, 육아휴직 참여율을 높일 방침이다.
부부 육아휴직 동반사용은 동일 자녀에 대해 부모 중 한 쪽만 휴직이 가능하도록 한 ‘남녀고용평등법 시행령 제10조’를 개정해 부모가 동시에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아빠 육아휴직 보너스’ ‘부부 육아휴직 동반사용’ 등 시행령은 정부입법으로 시점을 맞출 수 있다”며 “관계부처와 협의를 통해 내년부터 구체화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기 대책을 꼽히는 임금 삭감없는 일일 근로시간 단축과 유급 출산휴가 확대 등은 남녀고용평등법을 국회에서 개정해야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일일 근로시간 단축이 시행되면 하루 1시간씩 최대 2년간 근로시간 단축이 가능하고, 통상임금의 100%(상한액 200만원)를 받을 수 있다.
또 배우자 출산휴가 중 유급휴가 기간이 3일에서 10일로 확대되고, 중소기업 근로자의 유급휴가 5일 분에 대한 임금은 정부에서 지원한다. 청구시기도 출산한 날로부터 90일 이내, 1회 분할사용도 허용된다.
고용부 관계자는 “법 개정사안이 필요한 부분은 올해 하반기부터 입법·개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당장 내년부터 아빠 육아휴직 보너스·부부 육아휴직 동반사용 등이 실시될 것으로 보임에 따라 일선 병원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서울소재 상급종합병원 관계자는 “52시간 근무제도 마찬가지고, 노동 관련 이슈들이 인력문제로 이어지기 때문에 어렵다”며 “최근에는 남자 간호사들도 많기 때문에 부담스럽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국립대병원 관계자는 “정부 방침대로라면 결국 인력을 늘릴 수 밖에 없는데, 인건비 이외에도 기재부에서 TO를 충분히 확보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