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업계에는 오랜 역사를 지닌 업체들이 여럿 존재한다. 유수의 국내 제약사들은 세월을 겪으며 쌓은 전문적인 정보와 노하우로 회사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2017년에 특별한 의미를 지닌 국내 제약사가 유달리 많아 관심이 모아진다.
국내 최고(最古)의 제약사인 동화약품은 올해로 창립 120주년을 맞는다. 독립운동가로 알려진 민강 선생은 1897년 9월 한성부 서소문의 차동(지금의 서울시 중구 순화동)에 동화약방을 설립했다.
여전히 소화제로 판매되고 있는 활명수는 민강 선생의 아버지인 민병호 궁중 선전관이 궁중비방에 서양의학을 접목해 만든 국내 최초의 양약이었다. 이 활명수를 아들인 민강 선생이 제조·판매한 것이다.
1937년 취임한 보당 윤창식 5대 사장의 “양약이 아니면 만들지 마라. 동화는 동화식구 전체의 것이니 온 식구가 정성을 다해 다 같이 잘 살 수 있는 기업으로 이끌어라”라는 경영철학은 동화약품의 정신이 됐다.
올해 9월 동화약품은 120주년 기념행사와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올초 열린 주주총회에서 손지훈 사장은 “올해는 창립 12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로 우리의 역사가 곧 대한민국 제약의 역사임을 잊지 않고 변화와 혁신을 통해 앞으로도 성장을 이뤄나가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보령제약은 올해로 창립 60주년을 맞았다. 보령제약의 역사는 1957년 10월 보령약국이란 상호로 시작됐다.
국내 약국 최초로 오픈진열 방식을 도입한 보령약국은 1966년 용각산을 개발하며 제약사로 발돋움한다. 이후 국내를 대표하는 제약사로서 성장을 이어온 것이다.
보령제약은 지난 60년의 도전정신과 성과를 바탕으로 100년을 이어가자는 의지를 담아 2017년 경영방침을 ‘60년의 도전, 100년의 도약’으로 정했다.
또한 60주년을 맞아 ‘최고 임상의과학으로 더 나은 삶을 추구하는 Lifetime Care Company’라는 기업 가치체계도 새로 정립했다.
김승호 회장은 금년 신년사에서 “창업 60주년을 맞는 2017년 더욱 새롭고 도전적으로 한 해를 시작하길 바란다”며 “도약 발판을 마련해 100년 보령으로 나아가자”고 당부했다.
특수의약품 외길을 걸어온 녹십자는 올해로 창립 50주년이다. 1967년 수도미생물약품판매 주식회사로 창업한 녹십자는 그간 국내 1위 혈액제제·백신 회사로서 위상을 이어왔다.
녹십자는 혈액제제와 백신으로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는 동시에 혁신 신약 개발로 또 다른 50년의 역사를 쓰겠다는 포부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도 올해로 30주년을 맞았다. 30년이라지만 국내 제약업계에서는 젊은 회사에 속한다.
젊은 제약사인만큼 ‘꿈을 향해 도전하는 기업’의 이미지가 강하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업계 최고 수준은 R&D 투자를 바탕으로 올해도 의약품 개발에 혼신의 힘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2017년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 제약사가 유난히 많다”며 “오랜 세월 국내 제약산업을 이끈 업체들인 만큼 앞으로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