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전문의들이 방사선 노출이 적은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폐암 검진을 하면 생존율을 높이는 데 도움된다는 의견을 밝힌 조사 결과가 나왔다.
류정선 인하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와 신동욱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가 대한폐암학회 홍보위원회와 함께 학회 소속 전문가 183명을 대상으로 폐암검진 인식도를 조사한 결과, 이 같은 내용을 확인했다고 14일 발표했다.
폐암 전문의들은 폐암 검진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설문에 참여한 응답자는 모두 저선량 CT 폐암검진으로 폐암을 조기발견하는 확률이 높아질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 95%는 "생존율도 높아질 것"이라고 답했다.
미국 연구 결과, 담배를 30갑년(하루에 피우는 담배 갑수*흡연년수) 넘게 피운 흡연자 5만4000명에게 저선량 폐CT로 폐암 검진을 했을 때 일반 흉부 엑스레이 검사보다 폐암 사망률은 20%, 전체 사망률은 7% 줄었다.
전문가들은 폐암 검진의 부작용은 크게 우려할 것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방사선을 쪼였을 경우 환자가 위험해지고 불필요한 검사가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각각 63%, 83%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단, 88%는 "검사 때문에 수검자의 정신적 스트레스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류 교수는 "폐암 전문의 대부분은 폐암 검진으로 얻는 이점이 부작용보다 훨씬 크다고 판단한다"며 "폐암 조기 검진을 도입하면 암 사망원인 1위인 폐암으로 인한 사망을 막는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국가 암검진 사업에 폐암이 포함되기 위해선 풀어야할 숙제도 산적해 있다.
저선량 폐CT 검사의 주요한 대상은 흡연 경력이 있는 사람이다. 이 때문에 검진을 받기 위해 흡연력을 거짓으로 꾸며낼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건강보험 재정을 통해 재원을 조달하는 것보다는 담배세가 포함된 건강증진기금으로 해야 한다는 전문가도 많았다.
신동욱 교수는 "저선량 폐CT로 폐암 검진을 할 때 가장 큰 장애요인은 비용 부담"이라며 "국가 폐암검진사업을 도입하면 장벽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겠지만 그 비용을 어디서 조달해야 할지 논의도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검사에 부정적인 환자 인식도 넘어야 할 산이다. 폐암 검진을 권고했으나 환자들이 거부하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비용에 대한 부담(73.8%)이 가장 크다고 봤다.
환자들이 자기의 폐암 위험을 부정하거나(67.2%), 폐암 검진의 이득에 대해 잘 모르고(54.1%), 폐암이 발견될까 두려워하는 경우(53.5%)를 꼽은 경우도 적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저선량 CT 폐암검진에 대한 폐암 전문 의사들 의견을 처음으로 조사한 결과"라며 "앞으로 국가정책 결정과정에 반영돼 국민들이 폐암 공포로부터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