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중심병원 선정과 관련해 가천대학교 길병원에 각종 정보를 제공하고 수억원의 대가성 뇌물을 받은 보건복지부 국장이 구속됐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길병원으로부터 3억5000만원을 받은 복지부 국장급 허모씨를 구속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허씨는 지난 2012년 연구중심병원 선정 주무부서인 보건복지부 보건의료기술개발과장으로 재직할 당시 길병원 측에 정부계획, 법안통과여부, 예산, 선정병원수 등을 알려줬다.
허씨는 정보를 알려준 대가로 골프와 향응접대를 받다 2013년 이후에는 병원 측 법인카드까지 제공받았다.
지난 2013년 3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월 한도액 500만원인 길병원 명의 카드를 받아 유흥업소와 스포츠클럽, 마사지업소 등에서 3억5000만원 상당을 사용했다.
허씨는 “뇌물이 아니라 길병원 측의 인재 추천 요청에 따라 인재 발굴을 위해 법인카드 등을 사용했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길병원은 2013년 연구중심병원으로 선정돼 정부 지원을 받았다. 경찰은 허씨에게 뇌물을 건넨 길병원 원장 이모(66)씨도 업무상 배임·뇌물공여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송치했다.
이씨는 지난 2010년 소아응급실 선정 과정에서 탈락한 경험이 있어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해 평소 알고 지내던 허씨에게 접대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경찰에서 “연구중심병원 선정계획이 진행되면서 허씨가 법인카드를 요구했고, 그가 병원 관심 사업의 주무관청 공무원이어서 거절할 수 없었다”며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