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인권침해와 파행 운영 등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았던 용인정신병원이 이번에는 기존 직원들의 고용승계를 의도적으로 방해하고 정리해고를 실시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정의당 윤소하 의원은 보건의료노조와 공동으로 22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밝혔다.
정춘숙 의원은 “2015년 특별감사를 받은 결과 법인카드를 불분명한 용도로 사용하는 등 11개에 달하는 부정행위가 적발된 후 용인정신병원은 서울시와 28년 간 맺었던 위탁계약을 해지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서울시는 환자들의 안정적이고 원활한 치료를 위해 기존에 근무하던 의료진과 직원 등 83명 전원에 대한 고용승계를 병원 측에 요청했으나 병원은 이런 사실을 직원들에게 알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병원 측은 당시 서울시가 23명만 고용한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해당 직원들을 동원하여 서울시 앞에서 고용승계를 요구하는 집회까지 열도록 강요했다”고 비판했다.
윤소하 의원은 “용인정신병원은 서울시와 맺었던 최종 고용승계에 대한 합의마저 은폐했다”며 “이 과정에서 500명 이상의 환자들을 내쫓고 직원 20여명을 부당하게 해고했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소위 대한민국 3대 정신병원으로 알려졌던 용인정신병원의 현 상태는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다. 용인정신병원 문제에는 우리 사회 전체의 보건의료 정책 및 현장의 다양한 모순이 응축돼 있다”며 사태의 심각성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유지현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매번 노조 설립을 방해하던 병원은 최근 노조가 결성되자마자 지부장 및 직원들을 부당해고했다”며 “용인정신병원 파업을 계기로 인권 사각지대에 있던 정신병원의 실태가 알려진 만큼 앞으로도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홍혜란 용인병원유지재단지부장은 “병원 측은 서울시와의 고용 승계 논의를 은폐했을뿐만 아니라 서울시 탓에 계약을 못했다고 말하기도 했다”며 “이제 와서 직원들과 환자들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날 노조는 용인정신병원 재단 이사장을 취업방해 등 혐의로 수원지검에 고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