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 바이오전문가 포럼에 모인 산학연 전문가들은 미래 맞춤의료 조기 실현을 위한 정밀의료 인프라 활용 전략의 선결과제로 시스템 구축에 목소리를 모았다.
이날 주제 발표에 나선 한복기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 유전체센터장은 “미국을 중심으로 정밀의료를 통한 맞춤의학 도입이 한창이다. 국내에서도 유전자 데이터 종류와 양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지놈(Genome) 데이터를 둘러싼 환경변화가 빨라 각계의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 센터장에 따르면 지난 2001년 정부 주도로 한국인 유전자지도 규명을 위한 사업이 시작된 이래 최근 들어 시퀀싱 분석의 가격은 대폭 낮아지고 속도는 향상됐다.
국내 병원 및 인체은행 등 전체 바이오 뱅크에서 보유한 양만 60만명 분이다. 따라서 지금이 정밀의학을 통한 맞춤의학 시대의 서막을 준비할 적기라는 설명이다.
한 센터장은 “현재 선결 과제로 준비를 해야할 부분은 정밀의료를 통한 국내 부가가치 창출 방안과 관련 제도화 및 규제 완화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산업과 학계 전문가들도 이 같은 방향성에는 공감했다. 하지만 정밀의료를 활용하기 위한 방안에는 현실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준과 시스템이 없다는 지적이다.
서정선 한국바이오협회 회장은 “정밀의학 도입에서 확대되는 점이 10만에서 100만명으로 코호트조사 범위가 확대된다는 점과 모바일 헬스기기까지 확대한다는 점이 관건이라고 본다”며 “결국 일반이용자들의 데이터 사용과 이를 위한 비용투자가 문제”라고 밝혔다.
치아 줄기세포 보관사업을 하고 있는 한형태 서울초이스대표는 “민간기업에 국가 정보를 어느 정도까지 공개할 것인지도 분명히 선을 그어야 할지 역시 문제로 보인다”면서 “국가가 법령 규제를 쥐고 있는 상황에서 민간참여의 기준이 정해지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내 유전체분석 전문가인 김주한 서울의대 교수는 “국내에서는 아직 인식 수준이 학술적 한계에 머물러 있는 장벽이 분명히 존재한다”면서 “주민번호 등 개인정보 보호 여부를 떠나 얼마든지 연구할 수 있는 만큼 역학자료 등 조사가 진전된다면 인식을 제고할 필요도 있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