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단독]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의 코로나19 모듈병원 저녁 술자리 파문이 확산되는 가운데 이번에는 모듈병원 A운영실장이 도마 위에 올랐다.
A실장은 본지 보도(관련기사 5월 6일자) 이후 내부 전산망에 올린 글에 술을 ‘안 마신’게 아니라 ‘자제했다’고 표현했고, “새벽 2시경까지 환자 상태를 확인하고 처방을 낸 후 귀가했다”고 적으면서 음주진료 논란이 불거졌다.
그는 “음주를 안했다”고 답했지만, 국립중앙의료원 직원들은 “술 먹고 진료한 것 아니냐”며 의구심을 나타냈다.
데일리메디 취재결과 지난 7일 NMC 내부 전산망에는 자신을 음압격리병동 운영실장이라고 밝힌 A씨 글이 게재됐다. 이 글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도 올라 왔는데, NMC 직원 중 한 명이 A실장의 글을 옮긴 것이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가입 방식은 재직 중인 회사 메일 계정을 통해 인증 요청 메일을 보내는 식으로 진행된다. NMC 직원 혹은 前 직원이 아니면 커뮤니티에 글을 올릴 수 없다는 얘기다.
관심은 A실장 음주 여부에 쏠렸다. 모듈병원 책임자인 그는 정기현 원장 등과 함께 술자리에 참석한 인원 중 한 명으로, ‘술을 마시지 않았다’가 아닌 ‘술을 자제했다’고 표현해 논란이 증폭됐다.
그가 소량이라도 음주를 한 후 코로나19 중환자들을 봤다면 당시 상황을 감안했을 때 ‘음주진료’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실정이다.
A실장은 “그날 책임자로서 술을 자제했고 자리가 9시경 파한 후 청소와 같은 뒷정리를 하고 마무리했다”며 “이후 새벽 2시경까지 환자 상태를 확인하고, 급한 처방을 낸 후 귀가했다”고 적었다.
그는 데일리메디와의 통화에서 “술을 마시고 환자를 본 적이 없다”며 “당직의가 있다. (환자 관련) 보고를 받고 이런 건 진료를 하는 게 아니다. 처방은 당직의에게 이런 저런 걸 하면 좋겠다고 얘기를 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A실장은 "술자리 논란과 관련해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A실장 글은 NMC 내부 비판을 더욱 키운 꼴이 됐다. 실제로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는 정기현 원장을 비롯해 술자리에 참석한 인원들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국립중앙의료원 직원 B씨는 “그 날 저녁 술자리에 있으면서 콜도 받고, 새벽 2시에 처방도 내고 들어갔다는데, 술 먹고 환자를 진료한 건가”라며 “병원의 명예를 지켜 달라”고 주장했다.
직원 C씨도 “그날 근무 책임자라는 사람이 술자리에 참석했다는 게 말이 되냐”며 “음압병동 직원들의 명예를 깎아 먹는 건 술자리에 간 근무 책임자 아닌가”라고 일침했다.
한편, 정기현 원장과 NMC 관계자들은 지난해 12월 8일 모듈병원 3층에서 술자리를 가졌다. 당시는 거리두기 2.5단계 격상 ‘첫날’이었고, 모듈병원 1·2층에는 코로나19 중환자 28명이 입원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