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항목의 상대가치점수를 매길 때 ‘소요되는 시간’은 중요한 항목이다.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 여부를 따져 점수를 책정하는데 밀접한 연계성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 시간을 일률적으로 정의하기에는 의료진의 술기 숙련도 및 사용장비, 환자의 상태 등 변수가 워낙 많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결국 현 상대가치점수 책정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각 수술 영역별로 차이나는 수술시간에 대한 검증을 위해 대한간호협회에 ‘상대가치 근거자료 구축연구(1단계)’ 과제를 의뢰했고, 최근 그 결과가 나왔다.
이번 연구는 상급종합병원 10곳을 대상으로 전체 수술행위(1931개)에 대한 시간 측정값이 제시됐고, 같은 종별임에도 각 수술별 편차가 크다는 것이 증명됐다.
일례로 피부양성종양적출술(간단한표재성)는 10곳의 상급종합병원에서 진행한 902건을 토대로 소요 시간이 분석됐다. 평균 소요시간은 39.41분이었다. 평균시간은 1시간도 걸리지 않는데 360분이나 걸리는 사례도 존재했다.
담낭절제술은 6289건의 사례가 분석됐고, 평균 58.55분이 걸렸으나 최대 시간은 1177시간으로 그 격차가 매우 컸다.
사시수술은 1353건의 진료기록를 통해 평균 소요시간이 27.45분 걸린다는 것이 확인됐다. 최장 시간 소요된 건은 157분으로 조사됐다.
변화하는 임상현장, 시간보다 기술적 구분 필요
앞서 제시된 수치를 근거로 보고서는 “현재 상대가치점수의 구성요소 중 시술자의 투입된 시간이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고 있는데 단순 비교로는 통계적 오류를 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다 변별력 있는 후속연구가 이어져 객관적 기준을 적립해 표준 가이드라인을 완성하는 형태로 진화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심평원 관계자는 “3차 상대가치개편에는 다양한 근거를 토대로 기본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자료가 확보돼야 한다는 목표로 이번 연구가 진행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부내용을 검토 중인 심평원은 수술별 시간 편차에 대한 논의를 대한의사협회, 의학회와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어 “의료계 관계자들과 의견을 거쳐 2차 연구를 진행할지 결정할 것이다. 2차 연구 시에는 상급종합병원에 제한을 두지 않고 각 종별로 범위를 넓히는 등 근거를 더 명확하게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