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건강보험 재정 악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는 가운데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 의사 인력 부족 문제 해결과 국민들의 합리적 의료 이용을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무엇보다 의사 인력난 해소를 위해 IT‧바이오 기술 전공자들에게 별도 의사면허를 부여하는 방식이 관심을 모은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신현웅 정책연구실장은 최근 ‘보건의료정책 현황과 과제: 지속가능성 확보를 중심으로’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IT‧바이오 기술 전공자 대상 기초의과 대학원을 증설해 별도 의사면허를 부여하는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비급여 사전동의제 규정도 제안했다.
신현웅 실장은 먼저“의사 인력 수급 불균형으로 인한 다양한 문제가 확인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의사들의 농어촌‧중소도시 근무 기피, 환자들의 대도시 진료 선호로 인력 수급과 의료의 질이 함께 악화되고 있다”며 “인구당 의사수가 적은 지역이 치료 가능한 사망률이 높은 경향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는 지역별 의사 인건비 격차로 이어지고 있었다. 실제로 인구당 의사인력이 많은 서울은 월평균 임금이 1112만원인데 반해 의사가 적은 전남은 1683만원으로 임금 차이가 1.5배에 달했다.
신현웅 실장은 “의사인력 부족은 의대 선호 현상으로 이어져 인건비를 과도하게 증가시키고 이는 병원 원가 상승 및 수가 인상을 야기해 국민 의료비 부담 및 보건의료 지속 가능성 악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필요한 영역에 대한 선택적 정원 확대 및 할당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현시점의 의사인력 부족 문제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미래의 수급 문제애 대해서는 여러 의견들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의사인력 확대 문제에 대한 총량적 접근보다 특정 부분에 집중하는 핀셋 대응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신 실장은 구체적으로 ▲지역‧진료과 간 불균형 해소위한 공공의료대학원‧공중보건장학제도 도입 ▲지역의사선발제도 ▲한시적으로 특성 의과대학 입학 정원 확대(외상외과 등 일부 전문과 대상) ▲IT‧바이오기술 전공자 대상 기초의과 대학원 증설(비임상 의사 양성 및 별도 의사면허 부여) 등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서는 국민의 합리적 의료 이용을 위한 제도적 환경 조성도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특히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비급여 관리 강화를 통해 보장률을 향상하고 의료비 지출의 효율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 10년 간 비급여 본인부담은 연평균 10.7% 증가해 건강보험 급여비(8.2%), 건강보험 법정 본인부담(7.4%)에 비해 높은 증가세를 보이며 전체 의료비 증가를 초래했다.
신현웅 실장은 해결방안 중 하나로 비급여 이용에 동의하는 사전동의제 명문화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를 통해 환자의 불필요한 비급여 서비스 이용을 방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비급여에 대한 환자의 결정권을 보장해야 한다”며 “해당 내용과 함께 비급여 진료의 필요성, 비용, 부작용 및 합병증 등의 정보가 포함된 사전동의서를 만들어 환자에 서명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보고서는 비급여 목록화 및 코드 표준화를 통한 비급여 관리기반 마련, 실손보험과 연계한 비급여 관리 강화 등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