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해 민간 의료기관에서도 진단검사를 실시토록 진단키트를 배포하고 있는 가운데, 의료계에서는 정부가 지역사회 감염을 차단하기 위해 ‘보급형 진단키트’를 만들어 의원급에 보급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재 배포되고 있는 진단키트보다는 정밀하지 않더라도, 일차적으로 의심환자를 걸러낼 수 있는 보급형을 제작해 일선에서 활용토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현재 민간기관이 검사를 할 수 있도록 한 사례는 우리나라와 중국 뿐”이라며 사실상 일축했다.
11일 최재욱 대한의사협회 감염관리정책규제개선위원장은 “독감검사 진단키트처럼 보급형 진단키트를 만들어서 의원급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병원이나 전문적인 검사시설에서만 하는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현재 유전자 증폭검사법을 활용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진단키트가 배포된 곳은 보건소 124개소, 대형병원 38개소, 수탁검사기관 8개소 등이다. 지역사회 감염 정도와 차단을 위해서는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 위원장은 “(배포된 진단키트를 활용한) 정밀검사는 그것대로 하고, 지역사회 모니터링과 감시 등의 기능을 하려면 정밀검사까지는 아니고 걸러서 보내주는 역할만 해도 된다”며 “단순 증상만 가지고 거르기는 어렵다”고 역설했다.
이어 “대통령은 과하다 싶을 정도로 예방조치를 하라고 했는데, 현실적으로 지역사회 감염조치는 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정부는 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일선 의료기관에 배포된 진단키트는 장비·실험실 등을 갖춰야 할 뿐 아니라 국내외 사례를 봐도 검사기능을 민간에서 수행하는 국가는 우리나라와 중국 뿐이라는 것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진단키트는 독감키트처럼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PCR 장비 및 BL2급 실험실도 있어야 한다”며 “해당 검사기기는 수 천 만원이 넘고, 실험실이 없으면 검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의원급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고 단언했다.
보급형 진단키트 개발 및 배포에 대해서도 “미국은 민간 의료기관까지 간 것도 아니고 CDC에서만 하는 것을 우리나라는 확산 보급한 것”이라며 “현재까지 우리나라와 중국 이외에는 민간까지 나서 검사를 하고 있는 곳이 없는데, 신종 감염병 상황에서 의원급까지 확대는 고려치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