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근빈 기자] 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는 22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고한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심사 관련 자료제출에 대한 세부사항’ 제정안에 대해 강력한 반대의견을 표명했다.
의협은 성명을 통해 “진료비 심사와 무관한 환자의 민감한 진료정보를 독점해 의료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심평의학이라는 관치의료의 기반을 확대하려는 의도이므로 전면 철회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지난 10월31일 심평원은 요양기관의 심사자료 제출에 대한 편의 제공을 명분으로 38개의 일방적 표준서식을 만들고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심사 관련 자료제출에 대한 세부사항’ 제정안을 공고했다.
의협에 따르면 이 표준서식은 의학적 근거와 전문성 존중이라는 그럴듯한 말로 지난 8월1일부터 강행되고 있는 분석심사의 기반인 ‘요양급여비용 심사·지급업무 처리기준’에 근거를 두고 있다. 심사와 관련 없는 환자의 각종 질병정보와 함께 진료의 세부내역들이 망라됐다는 것이다.
의협은 “심사와 무관한 모든 진료내역을 제출하라는 것은 사실상 심평원이 의료의 질 평가라는 명목 하에 심사 범위와 권한을 확대하고 의사에게는 규격화된 진료를 강요하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의료비용 통제 목적의 분석심사 도입을 위한 사전 조치”라고 지적했다.
이어 “심평원의 진료정보 집적화 및 독점력에 대한 권한 강화는 결국 의료계가 지적해온 문제를 해결하기는 커녕 오히려 그것을 강화한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라고 규정했다.
특히 “심평원이 본래 존재 목적을 넘어서는 정보 획득을 통해 환자 의료이용 및 의사 의료제공 패턴 등에 대한 분석까지 가능해지는데 이는 결국 지불제도 개편을 위한 포석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의협은 일방적 표준서식 강제화를 전면 철회하고 의료계와의 협의를 통해 심사와 관련한 필요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의 서식 개정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