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보건복지부가 지난 달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해 사용 중단을 권고한 가운데 미국 FDA가 조만간 가향 전자담배의 판매금지 조치를 내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우리 정부도 상응하는 조치를 내릴지 그 추이가 주목된다.
구랍 31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 등 외신은 1월초 FDA가 담배향, 박하향을 제외한 가향 전자담배의 판매를 금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청소년들이 담배향, 박하향 외에 다른 가향 전자담배들을 주로 피우는 것을 고려한 조치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기존 공약은 담배향을 제외한 모든 가향 전자담배 퇴출이었지만 업계에 미칠 파장 등을 고려해 다소 완화됐다. 미국에서는 THC, 비타민E아세테이트 등이 포함된 전자담배를 핀 사람들에게서 중증 폐 손상이 발생하면서 전자담배 유해성에 대한 논란이 증폭됐다.
국내의 경우도 청소년 전자담배 사용률은 증가 추세다.
2019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 따르면 청소년 흡연률의 경우는 작년에는 6.7%로 2016년 이후 비슷한 수준이지만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률은 2017년 2.2%에서 작년 3.2%로 3년 동안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와 관련, 식약처가 국내 유통 중인 액상형 전자담배 153종을 대상으로 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일부 제품에서 비타민E아세테이트 등 유해물질이 검출돼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중단을 권고하는 입장문이 발표됐다.
당시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은 "2020년 상반기 내 발표될 예정인 인체 유해성 연구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액상형 전자담배의 사용을 중단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편의점, 면세점 등의 유통업계는 중증 폐질환 의심 물질이 검출된 것으로 밝혀진 일부 제품들에 대해 자체적으로 판매 중지에 들어간 상황이다.
이 같은 정부 조치에 대해 한국전자담배산업협회는 "미국 사례와 달리 위험물질이 없거나 극소량 검출됐는데도 불구하고 부정적인 여론을 근거없이 조장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하지만 지난달 미국 UCSF(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 연구팀이 American Journal of Preventive Medicine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자담배는 폐질환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성인 3만2000명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진행된 연구에서 전자담배 이용자는 비흡연자보다 천식, 폐기종 등의 만성 폐질환 발생 위험률이 33%나 높았다. 전자담배와 일반담배를 같이 피울 경우에는 위험률이 비흡연자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했다.
이처럼 전자담배 관련 유해성 연구가 속속 발표되고 FDA의 가향 전자담배 판매 금지까지 예정되면서 전자담배 유해성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