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보호 vs 환자인권' 신체억제 논란 재점화
밀양 세종병원 참사 계기 의료법 개정 목소리···의료계도 의견 분분
2018.01.29 06:30 댓글쓰기
<사진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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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를 계기로 환자 결박을 둘러싼 논란이 재가열 되는 모습이다.
 
당시 다수의 환자가 결박 상태에 있어 구조가 늦어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환자인권이 유린됐다는 주장과 환자보호를 위해 필요한 조치라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세종병원 중환자실 입원환자 18명 이상이 화재 당시 결박 상태로, 소방관들이 이 결박을 푸는 과정에서 시간이 소요돼 구조가 지연됐다.
 
이에 따라 병원 측이 불법으로 환자를 침대에 묶어 놓아 사상자가 많아진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현행 의료법상 병원이 필요에 의해 환자의 신체를 억제하는 행위는 위법이 아니다. 환자보호 차원에서 결박역시 치료행위의 일환으로 인정하고 있다는 얘기다.
 
대법원 역시 의료진은 환자보호를 위해 치료를 거부할 경우 결박을 해서라도 필요한 의료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법원은 농약 자살 시도 후 치료를 거부해 사망한 환자의 유족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결박 등 망인을 억압한 후 조치했어야 한다"며 병원에 총 98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의료진 입장에서도 환자보호를 위해 신체구속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낙상 위험을 줄이고, 영양분 공급을 위한 비위관 임의 제거 등을 예방하기 위해 신체억제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난동을 피우는 환자의 경우 의료진은 물론 다른 환자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신체억제대에 결박을 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요양병원 원장은 환자안전을 위해 신체를 구속하면 인권에 대한 비난을 맞고, 인권을 고려해 풀어주면 다른 환자안전을 위협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의료계 일각에서는 환자인권 보호 차원에서 신체구속은 지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상존한다.
 
실제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는 수년 전 신체구속 폐지 한국선언을 통해 자정노력을 기울였다.
 
이 캠페인은 사회적으로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지만 임상현장에는 좀처럼 정착되지 못했다. 환자안전과 환자인권의 가치 충돌이 지속된 탓이었다.
 
신체구속 폐지론 측은 병원과 의료진의 노력으로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낙상이 우려되거나 난동을 부리는 환자가 있다면 문제행동에 대한 이유를 먼저 파악한 후 환자가 불편해 하는 부분을 의료진이 이해하려고 접근하면 결박이 필요없다는 주장이다.
 
한국만성기의료협회 김덕진 회장은 환자의 신체를 결박한다는 것은 결국 환자의 인생을 침대에 묶는 것이라며 의료진의 귀차니즘의 결과가 신체억제라고 일침했다.
 
한편 현행법에는 환자 신체억제를 허용하고 있다. 요양병원이나 정신병원 등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사용 의사처방 충분한 설명과 동의 등을 전제하고 있지만 금지시키지는 않는다.
 
일반 병원들은 이러한 전제조건도 적용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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