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환자 10명에게 수면마취제 ‘프로포폴’을 상습적으로 불법투약하고, 5억원이 넘는 돈을 챙긴 성형외과 전문의 홍모(51세)씨에게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22일 홍씨에게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및 의료법 위반 혐의 상고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졌다. 아울러 홍씨에 대해 사회봉사 120시간 및 5억4940만원을 추징할 것도 명했다.
홍씨는 강남에서 성형외과 원장으로 일하며 지난 2018년 4월부터 6월까지 의료 목적과 무관하게 환자 10명에게 247차례에 걸쳐 프로포폴 2만 1905㎖를 불법 투약했다.
프로포폴 20㎖ 앰플 하나의 가격인 2908원에서 홍씨는 172배를 부풀려 개당 50만원을 받고 중독자들이 원하는 대로 약을 투여해줬다. 작년 4월부터 6월까지 홍씨가 얻은 이익만 5억 5000만원이다.
검찰에 따르면 이는 2011년 2월 프로포폴을 마약류로 지정한 뒤 적발된 사범 중 최대 투약량과 최고 수익액이다.
1심은 프로포폴 투약 횟수 및 투약량이 상당히 많고, 불법적인 행위로 인해 번 수익금 또한 적지 않음을 고려할 때 죄질이 좋지 않지만 홍씨가 일부에게 투약 중단을 권유한 것으로 보이는 점, 잘못을 인정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벌금 300만원 등을 선고했다.
홍씨는 범행을 인정하면서도 “단기간에 같은 행위가 반복됐다는 이유만으로 프로포폴 불법 투약의 상습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항소했다. 추징금 역시 시술 제반 비용을 고려하면 과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2심도 “상습성은 전과기록이 없더라고 범행 횟수, 수단과 방법, 동기 등 모든 사정을 참작해 판단해야 한다”며 “홍씨는 계획적으로 프로포폴 투약 기록을 은폐·조작했고, 병원 프로포폴 입고량이 범행 전후로 10배 이상 증가한 점 등이 인정된다”고 판단해 홍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 판결을 유지했다.
대법원 역시 “원심은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反)해 자유심증주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시하며 2심 판결을 그대로 확정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