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일정한 급여를 받더라도 같은 병원 내 동일한 업무에 종사하는 정규직 근로자에 비해 근로 시간이 짧다면 상근 근로자로 볼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제13부는 지난 8월 24일 2007년 9월경부터 서울 구로구 개봉동 소재 A요양병원이 상근 영양사를 고용하지 않고 요양급여비용을 부당청구했다며 보건복지부 과징금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 환급금 등 총 1억4239만원에 대해 적법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2014년 4월 21일부터 5일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은 A병원에 대해 요양병원 입원료차등제, 시설‧인력 및 장비, 요양급여비용의 청구내역 등을 확인하는 요양급여비용 방문심사를 실시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복지부에 2013년 4월부터 2014년 10월까지 미근무 비상근인력에 따른 부당청구를 사유로 현지조사를 의뢰했다.
복지부는 심평원 의뢰에 따라 2015년 3월 16일부터 5일간 2013년 4월부터 2014년 3월, 2014년 10월부터 2014년 12월 두 기간에 대해 건강보험 및 의료급여 사항에 관한 현지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복지부는 A병원이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자‧가입자‧ 및 피부양자에게 요양급여비용을 부담하게 한 경우'에 해당한다며 김씨가 부당 청구한 요양급여비용 2373여 만원의 5배인 약 1억 1866 만원에 해당하는 과징금 부과처분을 내렸다.
건보공단은 2017년 2월 15일 A병원 운영자 김씨에게 2373여만원에 대한 환수처분도 내렸다.
본인을 병원장 김씨 부인의 먼 친인척 관계라 밝힌 영양사 B씨는 실급여 92만5천원을 받고 주 6일 오전 9시~10시 출근하고 오후 3시~4시 퇴근하며 오후 1시~2시 휴게시간을 갖는 형태로 근무했다. 주당 근무시간은 최대 18시간에 불과했다.
재판부는 2013년 4월부터 2014년 3월까지 영양사 B씨를 상근 영양사가 아닌 시간제 근무자였다고 판단했다.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입원환자 식대에 대해 요양급여를 청구하기 위해서는 요양기관 소속 영양사가 1인 이상 상근하고, 입원환자식사에 필요한 인력이 해당 요양기관 소속이며, 요양기관에서 직접 운영해야한다고 규정돼 있다.
2013년 4월 기준으로 A병원 영양과 근무 직원은 영양사 B씨와 조리원 2명을 포함해 총 3명이었다. B씨가 상근 영양사가 아니므로 요양급여 지급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법원은 "매월 일정한 급여를 받는 영양사나 조리사라 하더라도 근무형태가 같은 사업장에서 동일한 업무에 종사하는 통상 근로자의 근로시간에 비해 짧다면 이는 시간제 근무자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영양사 B씨는 A병원내 조리원들과 급여나 근무시간에 차이가 있으므로 상근 영양사로 보기에는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재판부는 “영양사 B씨를 상근 근무자로 보기 어렵기 때문에 복지부 과징금과 건보공단 환수처분은 적법하다”며 “복지부에 1억1866만4900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건보공단에 부당청구한 요양급여비용 2373만2980원을 환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