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근빈 기자] 새로이 바뀐 3주기 요양병원 인증과 관련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분류기준이나 세부적 조항이 더 견고해졌지만 과잉 규제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는 우려다.
특히 기준은 까다로워졌는데 보상에 대한 부분이 미흡, 요양병원에는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대한의사협회는 의료기관평가인증원으로부터 3주기 요양병원 인증기준에 대한 검토 의견을 요청받았고 관련 내용을 정리해서 제출했다.
의협은 “2주기 인증기준에 비해 ‘필수 항목’이 늘어나는 등 규제가 대폭 강화됨으로써 행정적 기회비용은 늘어났지만 합당한 보상은 결여돼 진료현장의 불만 요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3주기 요양병원 인증기준은 2주기 대비 11개 대분류 기준이 12개로 변경됐으나 ‘제5장 수술 및 마취 진정관리’ 항목이 ‘해당사항 없음’으로 정리돼 기존 11개 항목의 대분류 기준을 유지한 상태다.
구체적으로 환자안전 보장활동을 비롯해 진료전달체계와 평가, 환자 진료, 의약품관리, 해당사항 없음, 환자권리존중 및 보호, 지속적 질 향상 및 환자안전, 감염관리, 경영 및 조직운영, 인적자원 관리, 시설 및 환경관리, 의료정보/의무기록 관리 등으로 구성됐다.
손 위생·결핵 관리·입원 초기검사 등 수정안 제시
여기서 의협은 세부항목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내렸다. 먼저 환자안전 보장활동 영역에 담긴 손위생을 수행해야 하는 시점은 ‘환자 접촉 전·후, 환자 주변 환경 접촉 후’로 제시됐는데 이 조항을 수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요양병원은 의료법 시행규칙 제36조(요양병원의 운영)에 따라 감염병 환자가 입원할 수 없으며 기관 특성상 특수처치나 시술 대상자가 아닌 장기간의 요양을 필요로 하는 환자가 주된 입원 대상이다.
의료적 처치나 치료보다 정서적인 지지나 보존적 요법이 주를 이루는 환자인 점을 감안할 때 ‘환자 접촉 전·후’ 대신 ‘감염병 가능성이 있는 환자 접촉 전·후’로 변경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판단이다.
또 ‘환자 주변 환경 접촉 후’는 ‘주변 환경’ 표현이 모호할 뿐만 아니라 과도한 제한으로 삭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의협은 "진료 전달체계와 평가 중 환자평가에서 ‘입원 시 초기검사를 수행한다’는 규정도 손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모든 환자에 대해 일률적 검사를 시행하는 것은 불필요한 의료비 중복 지출이자 과잉진료 소지가 있다는 진단이다.
의협은 “입원 시 상위 기관의 퇴원 검사 기록이 없는 경우에 한해 입원 초기검사를 수행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언급했다.
환자진료 항목에서 ‘모든 입원환자에 대해 결핵검진을 정기적으로 실시한다’는 내용도 수정을 요청했다.
입원 시 모든 환자에 대해 흉부촬영 시행과 연간 1회 이상 결핵검진을 일률적으로 시행하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의심 증상이 있거나 고위험 환자에 한해 정기검사를 실시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주장이다.
감염관리 인력에 대한 부분도 수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인증기준에서는 ‘의료기관 차원의 감염예방 및 관리활동을 수행하는 적격한 자’를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
이와 관련, 의협은 “요양병원에는 감염병 환자가 입원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감염예방이 필요하다면 ‘적격한 자’를 전담이 아닌 겸직으로 둘 수 있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