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병원체자원의 효율적인 수집·관리 및 활용을 위해 국가병원체자원은행의 위상 제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전세계적으로 감염병 위협 증대, 자원보유국 사전승인 및 이익 공유 의무화 내용을 담은 나고야 의정서 발효 등 병원체자원과 관련한 대내외적 변화가 긴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국가병원체자원은행은 ‘병원체자원의 수집·관리 및 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설치·운영된다. 병원체자원 네트워크를 구축해 병원체의 확보, 자원화, 관리, 분양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병원체자원 정보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오제세 의원, 김기순 국가병원체자원은행장 직무대리 등이 참석한 가운데 ‘병원체자원 수집·관리 및 활용을 위한 중장기 계획 포럼’이 열렸다.
병원체자원관리 종합계획은 병원체자원 수집·분석·평가, 연구·개발, 병원체자원 관련 기반 구축 및 운영, 정보유통체계의 구축 및 운영 등의 사항을 포함해 2020년 수립될 예정이다.
포럼 참가자들은 중장기 계획이 실질적으로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병원체자원관리 책임 기관의 조직적 위상 확보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병원체자원관리는 국립보건연구원 감염병연구센터의 백신연구과 내 TF팀이 담당하고 있다. 별도 기능부서가 없다 보니 컨트롤타워 역할 수행에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
‘병원체자원관리종합계획안’ 발표자로 나선 주진오 ㈜미래비전 대표는 “지금까지 기본계획 없이도 병원체자원 수집 등에서 소기의 성과가 있었지만 효율성 등을 높이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중장기계획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주 대표는 기존 병원체자원 수집·관리·활용 현황의 문제점 및 산학연 전문가 대상의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병원체 확보 및 보존관리 역량 제고 ▲병원체자원 가치 제고 및 활용 촉진 ▲국내외 병원체자원 협력네트워크 구축의 3가지 전략을 제시했다.
그는 특히 “병원체자원의 체계적 관리와 전문성 유지를 위해서는 국가병원체자원 책임기관의 컨트롤타워 역할 강화가 중요하다”며 “거버넌스 강화를 통한 인프라 구축이 기반이 될 때 20~30년 장기 계획으로 이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현재 TF팀인 병원체자원은행을 ‘과’ 단위로 격상하고 수집팀, 품질관리팀, 분양팀 등 6개 팀으로 구성된 정규조직을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토론에서도 국내외 협력, 자원 표준화 등을 위해서는 조직 위상 제고가 선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공통적으로 제시됐다.
조용곤 전북대학교 교수(병원체자원 수집분과 분과위원장)는 “타 부처와 협력, 자원 수집을 위한 국제적 협력 등을 위해서는 복합적·종합적 전략을 갖춰 움직여야 한다”며 “이를 수행하려면 결국 거버넌스 강화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제철 경북대학교 교수(병원체자원 활용분과 분과위원장)는 “병원체자원은행 등에 있는 자원은 방대하지만 인력·예산 등의 문제로 목록화가 되지 않다 보니 실제 분양할 수 있는 자원은 1300여 주밖에 되지 않는다”며 조직 위상이 낮은 현실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실제로 2019년 기준 등재돼있는 병원체자원은 3036주에 이르지만 공개분양목록은 1317주(43.4%)로 전체 자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기존 병원체 자원화에 필요한 인력, 예산 및 시설 등의 부족이 품질 신뢰성 저하와 공개분양율 저하로 이어지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국가병원체자원은행 최영실 팀장은 “현재 정규직은 3명 뿐이고 나머지가 다 비정규직일 정도로 인력 상황이 열악하다”며 “세균 60여 종을 한 사람이 관리하는 상황”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기순 국립병원체자원은행장 직무대행은 “지난 달부터 자원체은행 독립 건물을 짓기 시작했지만 관리를 위한 인력들이나 소프트웨어 측면이 여전히 부족하다”면서 “이런 부분들이 보완돼 과를 넘어 센터로까지 나아가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