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노인요양원 입소자가 화장실과 세면장을 이용하다가 넘어져 상해를 입은 사건에 요양원장과 요양보호사에게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해당 환자의 경우 입소 전에 만성골절을 입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27일 대구지법 제2형사부(부장판사 허용구)는 환자 관리를 소홀히 한 혐의(업무상과실치상)로 재판에 넘겨진 某 요양원 원장과 요양보호사에게 벌금형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7년 7월 19일 대구 소재 노인요양원에서 80대 여성 A씨가 세면실에서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A씨는 약 14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우측 대퇴골 경부의 골절 등의 상해를 입었다.
이에 검찰은 거동이 불편한 A씨가 혼자서 화장실로 이동하는 것을 보고도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며, 또한 환자 2.5명당 1인의 보호사를 배치해야 하는 인력기준을 위반했다며 이 요양원 보호사와 원장을 기소했다.
1심 재판부는 노인요양원 운영자와 요양보호사가 업무상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아 피해자가 골절을 입었다며 원장에게 500만원, 보호사에게 200만원 벌금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 판단은 달랐다.
2심 재판부는 대학병원 의료감정 결과 및 A씨 가족 등의 증언을 토대로 A씨가 요양원 입소하기 전에 발생한 만성골절이라는 요양원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의료감정 결과, 대학병원은 A씨 골절이 노인 의료 복지시설 입소하기 2∼3주 전에 발생한 만성골절이라고 판단했다.
또 A씨 가족은 "그가 약 1년 전부터 엉덩이를 바닥에 끌면서 이동하는 등 거동이 불편한 모습을 보였다"고 증언했다.
이 같은 증언을 토대로 2심 재판부는 "이 사건은 범죄 증명이 없는 상황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에 따라 피고들에게 무죄를 선고한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