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올해 7245억원, 내년 1767억원 등 만성적자 상태인 장기요양보험의 관리 요구가 국회에서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장기요양기관 ‘지정갱신제’를 도입한다.
이에 따라 장기요양기관은 6년마다 지정 요건 및 평가 결과 등을 점검받게 된다. 또 부당청구 및 현지조사 거부 기관장에 대해선 최고 3년 이하 징역형에 처해진다.
보건복지부는 장기요양보험의 불필요한 지출이 발생하지 않도록 효율화 및 개선방안을 수립해 적용키로 했다고 30일 밝혔다.
먼저 급증과 함께 부당청구 등 불법행위도 함께 증가한 장기요양기관 관리를 강화한다. 이는 서비스의 질 저하와 재정누수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현지조사 확대 및 처벌 규정 강화 등을 추진, 건강보험공단 부당청구 조사 인력을 확충해 연간 현지조사 대상을 전체 장기요양기관의 10%까지(약 2000개) 확대한다.
부당청구 또는 현지조사 거부 기관에 대해선 현재 최고 500만원의 과태료 규정을 3년 이하 징역형의 벌칙을 신설했다. 관련법을 개정, 지방자치단체장 재량 사항인 부당청구 기관 명단 공표의 의무화도 추진한다.
시행규칙을 개정, 지정취소 기준을 부당청구 3회 적발에서 2회 적발로 강화한다. 현지조사 거부 기관에 대해서는 조사에 응할 때까지 급여비용 지급을 보류할 수 있는 근거 조항도 마련한다.
부당청구감시시스템(FDS)을 고도화하고, 보조인력(노인 일자리 사업 활용)을 투입해 방문요양 제공 기관에 대한 현지 확인·관리 강화 등도 함께 추진한다.
지난 2013년부터 도입된 주야간보호 급여의 가산 제도를 개편한다. 주야간보호 기관 수 및 이용률이 다른 급여에 비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주야간보호 급여 가산금 중 타급여와의 형평성, 중복 지출 여부 등을 고려해 일부 가산 항목을 폐지하기로 했다.
폐지 대상은 주야간보호 토요일 이용 시 평일 급여의 30% 가산, 차량으로 서비스 이용자의 집과 기관 간 이동을 지원하는 송영서비스 제공시 지급되는 가산 중 일부 금액이다.
허위로 등급을 받은 수급자에 대해 건강보험공단이 직권으로 재판정을 해 등급을 조정할 수 있게 하는 장기요양 등급 직권재판정도 도입된다.
올해 12월부터 거짓·부정한 방법, 고의·위법한 행위로 인한 등급 인정이 의심되는 경우 공단이 재조사하고 등급판정위원회에서 등급 재판정하는 ‘장기요양 허위등급자에 대한 직권재판정 근거 법률 규정이 시행된 덕분이다.
이 외에도 장기요양기관 지정기준을 강화하는 등 진입·퇴출 구조를 강화한다. 인력 및 시설기준만 충족하면 기초자치단체장의 지정을 받을 수 있어 사실상 신고제로 운영돼 부실기관 진입 퇴출 관리체계가 미비했다.
해당 기관이 인력 및 시설기준 충족시 타 실질적인 요건을 사유로 지정을 반려할 근거가 없었다. 또 업무정지처분을 부과해도 위반자 및 친족이 폐업 후 재개설을 반복하는 등 처분의 효력이 없었다.
기관 설립시 설치자의 행정처분 이력 등을 고려하도록 지정요건을 강화하고 지정 후 6년마다 지정 요건 및 평가 결과 등을 점검, 지정 유지 여부를 결정하는 ‘지정갱신제’가 도입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출 효율화 과제를 통해 연간 총지출의 1% 규모의 재정 누수 요인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부당청구기관에 대한 처벌 규정 등 법 개정 사항에 대해선 국회에서 빠르게 처리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30일 열린 2019년 제4차 장기요양위원회는 시설급여 약 1840원, 방문요양 약 1330원 등 평균 2.74% 인상하는 내용의 ‘2020년 장기요양보험 수가’를 심의·의결했다.
이번 수가 인상에 따라 노인요양시설(요양원) 이용시 1일 비용은 1등급 기준으로 6만9150원에서 7만990원으로 인상되는 등 등급별로 1570원∼1840원 증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