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 직원 A씨는 특정 장기요양기관의 계약자 모집활동을 도울 목적으로 신규 장기요양 인정신청자 54명의 주소 정보를 무단으로 조회하고, 이를 장기요양기관 종사자에게 유출했다.
# 건보공단 직원 B씨는 개인적 친분이 있는 요양원 대표로부터 장기요양 인정등급을 받지 않은 상태로 입소했던 총 54명의 명단을 전달 받았다. 이 과정에서 B씨는 54명의 개인정보를 본인 동의 없이 1562회 가량 무단 열람하고, 35명의 장기요양인정서 등 정보를 요양원 관계자에게 유출했다.
# 건보공단 직원 C씨는 동서의 월 소득을 알고 싶다는 시어머니의 요청으로 개인정보를 무단 열람했다. 소득수준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C씨는 동서의 재혼사실을 알게 됐고, 동서의 전 남편과 자녀의 개인정보까지 불법 열람했다.
건보공단 직원이 장기요양기관의 불법 유인·알선 등을 돕기 위해 개인정보를 유출해 징계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2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최도자 바른미래당 의원이 건보공단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4년부터 올해 6월까지 건강보험 정보접근권한을 악용해 개인정보를 불법 열람·유출한 사례가 195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해임·파면 등 징계처분을 받은 건보공단 직원은 21명에 달했다.
건보공단은 가입자 부과내역 등 115개 개인정보 업무를 맡고 있다. 방대한 개인정보를 다루고 있는 만큼 개인정보 관리에 철저해야 한다.
건보공단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행정안전부 개인정보관리 평가에서 가장 높은 ‘양호’ 등급을 받았으나, 이 기간 동안 건보공단 개인정보가 불법 열람·유출된 건수는 2014년 62건(열람)·2015년 10건(열람)·2016년 5건(유출)·2017년 5건(열람)·지난해 74건 등이었다.
최 의원은 “건강보험공단은 건강보험과 장기요양보험, 건강검진 현황 등 국민들의 민감한 개인정보를 다루는 기관으로서 직원들의 윤리성이 요구된다”며 “개인정보 악용을 사전에 방지해 건보공단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해소해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