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일하는 노동자 2명 가운데 1명은 임금수준이 1500만원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의료노조는 12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길리서치연구소에 의뢰해 조사한 '병의원노동자 근로실태' 결과를 공개하고 열악한 근무환경을 고발했다.
조사에 응한 병의원 노동자들의 평균 근속기간은 3년 9개월로, 간호사, 간호조무사, 임상병리사, 방사선사, 의무기록사, 일반행정직, 치과인력 등 총752명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들 병·의원 노동자들의 임금형태는 52.7%가 월급제, 46.5%가 연봉제로 나타났으며 일부 시급제(0.3%)도 있었다.
연간 임금 실태로는 1200만원~1500만원 사이가 가장 많았고(25.9%), 다음으로 1000만원~1200만원 사이가 19.8%로 뒤를 이었다.
1800만원~2400만원 사이는 16.4%였고 2400만원 이상인 경우는 8.4%로 조사됐다.
연간 임금이 1000만원 이하라고 답한 응답자도 11.0%에 달했다.
이는 2004년 2월 현재 보건의료노조 조합원 연간 임금 2791만7508원(월 평균임금 232만6459원을 연 단위로 환산함)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임금인상 결정방식에 대해서 병의원 노동자 50%가 "직원과 상의하거나 정해진 호봉표에 따라 인상된다"고 답했으나 병원이 일방적 통보하거나(22.9%), 해마다 불규칙한 경우(14.5%)도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응답자 중 20%는 퇴직금이 없다고 답해 근로조건이 열악한 형편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90% 이상이 여성인 사업장(병원 91.7%, 의원 93.5%)임에도 69.1%는 ‘월 1회 생리휴가’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산전후 휴가와 관련해서도 10명 중 1명은 ‘임신하면 병원을 그만두어야 한다’고 답했으며, 법정기준(90일)보다 적은 산전후 휴가를 사용해야 한다는 응답도 8.1%나 됐다.
한편, 이들 병의원 노동자 10명 중 2명은 고용불안을 심하게 느끼고 있으며, 24.2%가 이직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47.9%는 ‘하는 일에 비해 임금이 적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10.9%는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는 경우가 있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노동조합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26.1%로, 필요없다(26.6%)는 의견보다 적었다. 43.8%는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응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