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성은 기자] 법무부가 교도소 등 구금시설 수용자 건강권 개선안 시행을 예고한 데 대해 현장의 공중보건의사들은 “취지는 좋지만 실효성은 의문”이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법무부가 발표한 개선안을 실현하려면 먼저 공중보건의사뿐만 아니라 간호사, 방사선사 등 교정시설 의료과 직원을 대폭 확대해야한다는 것이 교정시설 공중보건의사들의 견해다.
금년 공중보건의를 55명에서 71명으로 늘린 법무부 대책도 증가 인원 대부분이 치과로 의과 공중보건의 충원은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법무부는 최근 인권위 권고를 받아들여 수용자 건강권 증진을 위해 공중보건의 충원, 공공의료시설 내 수용자 병동 설치 등을 비롯한 대책안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법무부가 약속한 대책안에는 야간·공휴일 등 의료 공백 최소화, 응급 당직의사 제도 도입, 건강검진 항목 증가, 원격 건강검진 센터에 정신과 전문의 배치, 저소득층 수용자 대상 외부진료 의료비 지원 확대 등도 포함됐다.
먼저 법무부는 대책안에 따라 금년 공중보건의를 55명에서 71명으로 확대 충원했다. 하지만 현장 공보의에 따르면 의과 공보의 증원은 거의 없고 대부분 치과 공보의로 충원된 상황이다.
현재 교정시설에서 근무 중인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관계자는 “기존보다 금년 티오가 증가된 것은 확실하지만 충원인력은 의과가 아닌 치과 공보의가 대부분”이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동시에 그는 “기존에 치과 공보의가 모든 교도소에 배치되지 못하는 크게 부족한 상황이었고 특히 교정시설 치과 치료는 백퍼센트 공보의에 의존한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긍정적인 평가를 할 수 있다. 치과는 필수의료가 아니라고 할 수도 있지만 WHO, 인권위 등에서는 수용자에 대한 치과 치료를 중요하게 권고하고 있다”며 이번 치과 공보의 충원의 장점을 피력했다.
야간·공휴일 등 의료 공백 최소화, 응급 당직의사 제도 도입에 대해 공보의협회 관계자는 특히 인력 보충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현재 교정본부 내에서 가장 이슈가 되는 사안이 의료과 직원 부족 문제다. 현재 교정시설에서는 교도관 등 보안과 인력에만 편중되고 의료과 인력이 크게 부족한 상황”이라며 “간호사, 방사선사를 포함해 의료인이 아닌 의료과 직원까지 전반적으로 충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교정본부에서 이 사안을 확실하게 논의하지 않으면 법무부 발표는 제대로 실현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건강검진에 B·C형 간염을 추가하는 등 검진 항목을 늘리는 방안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변화라는 의견이다.
해당 공보의는 “최근 법무부 측에서 B형 간염 백신을 맞추라고 실제로 지시가 내려온 상황”이라며 “발병 후 치료가 아닌 질병 예방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교정시설 내에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원격 건강검진 센터에 정신과 전문의를 배치하는 것은 “기존에 이미 시행되고 있던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그는 “환자의 생활환경까지 파악하는 대면진료가 중요한 것이 정신과 진료인 만큼 원격의료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 교정시설에서의 정신과 인력 부족 문제를 완화하는 보충재로서의 역할은 할 수 있겠지만 대체재는 되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