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 경북 양산시에 위치한 A비뇨기과는 진찰료와 약제비를 부당청구 해 159일의 업무정지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A의원은 1700만원의 과징금을 납부하고 ‘일반 건강보험환자’는 정상 진료했으나, ‘의료급여 환자’에 대해서는 159일 동안 진료를 중단했다.
# 서울시 여의도에 위치한 B병원은 지난 6월 의료비 부당청구에 따른 업무정지 처분을 받자 돈이 되는 일반 환자는 계속 진료하고, 병원비를 내기 어려운 저소득층 의료급여 환자 진료는 받지 않기로 했다.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의료급여 환자에 대한 진료를 중단한 사례가 적잖은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행정처분 기간 동안 의료기관들이 일반 건보환자에 대해서만 선별적으로 진료에 임하면서 의료급여 수급자들에 대한 피해가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1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최도자 바른미래당 의원실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 받은 ‘의료급여·건강보험 행정처분 내역 상이기관 현황’에 따르면 14개 의료기관이 의료급여 업무는 정지하면서 건강보험만 과징금을 내고 정상진료를 이어갔다.
의료기관 종별로는 종합병원(1곳), 병원(1곳), 요양병원(5곳), 의원·한의원(각각 3곳), 약국(1곳) 등이었고, 이들이 일반환자 진료를 계속하기 위해 지급한 과징금은 총 32억 5000만원을 상회했다.
건강보험 적용자는 5100만명으로, 의료급여 대상자는 149만명의 34배가 넘는다. 또 의료급여 대상자는 병원이 수익을 내는 비급여 검사나 치료를 감당할 능력이 부족해 수익성도 낮다고 여겨진다.
이 때문에 환자 수도 적고, 진료비 단가도 낮은 의료급여 환자를 진료하지 않는 것이 병원 경영입장에서는 합리적일 수 있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의료급여와 건강보험의 처분을 일치시키는 방향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혔으나, 현행법에는 ‘의료급여 수급자에게 심한 불편을 주거나 특별한 사유가 있다고 인정될 경우’에만 과징금 처분을 내릴 수 있다.
병원 규모나 대상자 숫자 등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도 없는 실정이다.
최 의원은 “건강보험과 의료급여에 대한 행정처분이 각기 다른 법과 부서에서 별도 진행돼 의료급여 수급자만 진료를 받지 못 하는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행정처분 시 의료급여 수급자만 피해를 보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