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올해도 공공의료기관 등을 대상으로 한 부패방지 시책평가가 진행될 예정인 가운데, 지난해 평가에서 경북대병원·국립암센터 등이 낮은 청렴도 등급·채용비리 연루 등에도 불구하고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이에 대해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는 시책평가 결과가 좋은 것은 일종의 ‘기저효과’이고, 올해부터는 효과성평가 등을 통해 평가 방식을 개선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18일 권익위 관계자는 데일리메디와의 통화에서 “해당 공공의료기관은 기존에 평가 결과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노력을 평가한 것”이라면서도 “청렴도 평가·채용비리 연루 등 문제가 있는데도 부패방지 시책평가가 좋다는 비판은 타당하다”고 밝혔다.
경북대병원·국립암센터 등에 대한 부패방지 시책평가가 좋았던 것은 일종의 ‘기저효과’라는 뜻이다.
실제로 경북대병원은 2년 연속 청렴도 최하위 등급(5등급)을 기록했고, 지난 2월에는 권익위가 채용비리와 관련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도 했다. 국립암센터도 지난해 청렴도 평가에서 4등급을 받았음은 물론, 올해 1월 채용비리로 인해 직원 2명이 구속되고 5명이 불구속 입건됐다.
더욱이 권익위는 산하에 ‘공공기관 채용비리 근절 추진단’을 설치하는 등 채용비리와 관련해 ‘무관용 원칙’을 천명한 바 있다.
권익위는 이 같은 비판을 인정하고, 올해부터는 부패방지 시책평가 방식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권익위는 기존 평가가 단순히 정량평가에 치중했다면 앞으로는 정성평가(定性評價) 요소도 반영하고, 이를 위해 효과성평가 등을 도입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공공의료기관 내 민간협의회에서 위원회를 구성한 것 자체만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위원회를 구성해서 어떤 안건을 처리했는지 등 세부적인 역할까지 보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올해 평가지표를 기존 40개보다 줄이고, 청렴 개념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봤는지에 대한 부분도 점검한다. 청렴을 단순히 반부패로 볼 것이 아니라 갑질 등 국민적 관심사와 관련해 폭넓게 해석하는 등 어떤 고민을 했는지 평가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권익위 관계자는 “청렴도 등급이 낮은 기관이나 채용비리 연루 등 기관이 부패방지 시책평가에서 좋은 결과를 받지 못해야 한다는 지적은 타당하다”며 “올해 부패방지 시책평가에서는 이런 의구심을 해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권익위는 올해 실시될 부패방지 시책평가 대상으로 국립중앙의료원(NMC)을 포함시켰다. NMC는 경북대병원과 마찬가지로 청렴도 평가에서 2년 연속 최하위 등급을 받았고, 전임 원장은 채용비리와 관련해 검찰수사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