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1인 1개소법을 위반했어도 정당한 진료를 했다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의료기관으로부터 요양급여를 환수 할 수 없다는 대법원 확정 판결 후 이와 유사한 소송건에 대한 의료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법원 판례를 따른 판결이 나오기 시작했으며, 또 유사한 소송건에 대한 하급심 재판도 속도가 붙고 있기 때문이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료인의 중복개설을 금지하는 일명 '1인 1개소법' 위반을 이유로 한 급여환수처분은 부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잇따르고 있다.
앞서 지난 5월 30일 대법원은 의사 A씨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낸 진료비지급보류정지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의료법상 중복개설 금지조항을 위반했다고 해서 이 병원이 국민건강보험법에 의한 요양급여를 실시할 수 있는 요양기관인 의료기관이 아니라고 볼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판단이 나오며 유사한 소송에서 의료기관 손을 들어주는 판결도 이어졌다.
지난 6월13일 대법원은 튼튼병원 수원점을 운영했던 A씨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낸 240억원 규모의 급여비 지급보류 및 정지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환송했다. 병원과 건보공단은 약 5년 동안 법정 공방을 벌여왔다.
김준래 국민건강보험공단 법무지원실 선임전문연구위원은 "대법원 판결 이후 그동안 재판이 속행되지 않았던 유사한 소송들의 변론 기일 등이 잡히고 있다"며 "그동안 이견이 있어 판결이 더뎌졌던 사건들에 대한 법원의 판결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1인 1개소법'이 만들어진 계기였던 유디치과 소속 치과의사 14인과 건보공단 간 요양급여비용환수처분취소 청구 소송의 2심 변론기일이 오는 7월10일로 잡혀있다.
유디치과 관계자는 "앞서 튼튼병원 소송 등과 유사한 내용인 만큼 법원이 유디치과 손을 들어줄 것으로 전망된다"며 "요양병원 등 비슷한 재판이 진행 중인 의료기관에서도 긍정적인 판결을 예측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이중개설 위반을 이유로 진행된 동일한 환수처분 취소청구소송이라 할지라도 운영인에 따라 법원이 다른 판단을 내딜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소송을 진행 중인 A변호사는 "대법원이 손을 들어준 튼튼병원 사건의 경우 병원 개설인과 진료인력이 모두 의료인이었다. 하지만 이와 달리, 개설인이 주식회사이면서 의료인이 진료를 보게 한 의료기관들과 공단 간 진행 중인 소송들에 대해서는 법원이 상이한 판결을 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