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정승원 기자] 외국인 뿐만 아니라 내국인들도 건강보험 부과체계의 허점을 이용해 서비스만 이용하고 보험료는 내지 않는 일명 '먹튀'를 저지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건강보험 부과체계 사각지대를 악용해 건보료를 한 푼도 안 내고 건강보험을 이용하는 내국인이 상당수인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국외 여행 중이거나 국외에서 업무에 종사 중인 건강보험 가입자는 건강보험법에 따라 건강보험 급여가 정지되며 건강보험료 역시 부과되지 않는다.
건강보험료를 매월 1일을 기준으로 부과하기 때문에 국외에 있었던 급여정지자가 1일 이후 입국해 그 달 내에 출국할 경우 건강보험료가 부과되지 않는데, 국외 급여정지자들 중 일부는 이런 점을 악용하고 있는 것이다.
공단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 해 동안 월중 입출국자 15만명 중 건보료 납부 없이 건강보험을 적용받고 출국한 사람들이 무려 10만명에 달했다.
월중 입출국자 3명 중 2명은 건강보험료를 한 푼도 내지 않고 건강보험을 이용했으며, 이들에게 들어간 건보료가 작년 한 해 동안 192억원에 달했다.
지난 3년간 건보료 납부 없이 건강보험급여만 받아간 먹튀 월중 입출국자는 22만8481명이었으며 이로 인한 건강보험급여액은 약 419억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료 납부 없이 급여만 받아간 ‘먹튀 월중 입출국자’는 2016년 7만392명에서 2018년 10만4309명으로 증가했고 이로 인한 건보 급여액도 2016년 117억원에서 2018년 190억원으로 늘었다.
이에 정춘숙 의원은 “그동안 외국인 뿐 아니라 내국인의 건강보험 먹튀 문제가 상당한 규모로 추측됐지만 자료로 분석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이번에 보듯이 외국인 만큼 월중 입출국하는 내국인 급여정지자의 건강보험 먹튀도 상당한 문제임이 밝혀졌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공평한 건강보험 부과체계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해외 출국으로 인한 급여정지자도 건강보험급여를 받을 경우 해당 월의 건강보험료가 부과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외국인 및 재외국민 건강보험 Q&A
21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출입기자협의회와 만나 외국인 건강보험 당연가입과 관련한 내용을 공개했다. 다음은 건보공단 자격부과실이 준비한 질의응답이다.
Q. 6개월 이상 체류 외국인‧재외국민은 오는 7월 16일부터 건강보험에 당연가입해야 한다는데 가입절차는
6개월이 경과하더라도 본인이 신고할 필요는 없다. 6개월 경과자는 공단에서 법무부 외국인등록자료를 연계해 체류기간 등을 확인해 직권으로 취득 처리한다. 다만, 본인의 실제 정보와 연계자료 차이로 인해 가입에서 제외될 수 있어 안내를 받지 못한 경우 반드시 공단 관할지사에 방문 또는 유선으로 가입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Q. 7월 16일.부터 건강보험 당연가입이 되는데 지난해 2월 10일 한국에 입국한 외국인 A씨의 경우 자격은 어떻게 되며 보험료는 언제부터 납부해야 하나
당연가입 제도 시행일(19.7.16.) 전에는 임의가입이기에 본인이 가입신청을 하지 않았다면 보험료 납부의무는 없다. 자격취득일은 당연가입에 따라 7월 16일이 되며 자격취득일이 매월 1일 이외인 경우에는 해당월 보험료가 부과되지 않으므로 19년 8월분 보험료부터 납부해야 한다.
Q. 외국인‧재외국민 보험료 부과기준과 납부방법은
보험료는 소득‧재산 등에 따라 산정하며, 그 산정된 보험료가 전년도 11월 전체가입자 평균보험료 미만인 경우에는 평균보험료를 다음 년도 1월부터 12월까지 부과한다.
보험료 납부는 자동이체, 가상계좌, 금융기관 및 전자 수납, 지사창구(카드), 징수포털 수납 등으로 하면 되고 자동이체를 신청하면 보험료를 편리하게 납부할 수 있다.
Q. 2년 전 배우자, 자녀(만13세)와 동반 입국해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않고 한국에 계속 거주했다면 가족 개개인별로 보험료를 따로 납부해야 하나
외국인은 출입국관리법 및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 지위에 관한 법률에 따라 개인별 체류지(거소지)로 관리하기 때문에 개인별로 보험료가 산정된다. 다만, 동일한 체류지에 배우자와 19세 미만 자녀가 거주하는 경우 동일세대로 인정해 가족단위로 보험료가 부과된다.
Q. 외국인‧재외국민이 보험료를 납부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
영주(F-5), 결혼이민(F-6) 체류자격을 제외한 외국인 및 재외국민은 매월 25일까지 다음 달 보험료를 선납해야 한다. 만약 보험료를 납부기한까지 납부하지 않으면 체납일로부터 완납할 때까지 건강보험 혜택이 제한되며, 외국인은 법무부 출입국외국인관서에 비자연장 등 각종 체류허가 신청 시 제한 등의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