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대한신경정신의학회(신경정신학회)는 20일 보건복지부가 내놓은 ‘중증정신질환자 보호 및 재활 지원을 위한 우선조치 방안’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지난 15일 복지부는 정신건강복지센터 인력 확충, 24시간 출동 응급개입팀 설치 등을 담은 중증정신질환자 보호·재활 지원을 위한 우선 조치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이번 대책을 통해 정신질환자의 인권을 보호하면서 지역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포용 사회를 구현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신경정신학회는 정부가 정신질환자의 조기진단 및 치료를 통해 포용사회로 나아간다는 전반적인 입장에 대해서는 환영의 입장을 나타내면서도,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음을 들어 우려를 표명했다.
신경정신학회는 “현 대책이 우선조치방안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지난해 말 임세원 교수 사건과 최근 진주 방화사건 등 치료와 돌봄을 제공받지 못한 중증정신질환자 관련 사건에 대해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는 심각한 우려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나아가 신경정신학회는 현행 정신건강복지법에 대해 비판했다.
이와 관련 복지부는 최근 발생한 사건들과 비자의 입원 절차 등 제도변경(정신건강복지법)과 관련성을 없다고 인식하고 있고, 사법입원 등 인권 보호와 치료 필요성을 고려해 현 제도를 개선할 수 있는 제도 도입에 대해 검토 필요로 기술하는 데 그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경정신의학회는 “현 정신건강복지법은 지난 2016년 헌법재판소의 구법에 대한 판단이 있기 전 16개 국회의 마지막 회기에 공청회 한번 없이 통과된 법으로,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입원요건만 강화한 법”이라며 “학회는 당시 준비 안 된 탈수용화의 위험성을 여러 차례 제기했다”고 말해다.
이어 “대부분의 입·퇴원 책임이 보호의무자에게 있는 현실이 바뀌지 않은 상황에서 행정입원 강화는 현장에서 한계가 분명하다”며 “현재 지역사회에서는 경찰과 보건복지부의 대응 매뉴얼이 상이하고 서로 입장 차이로 마찰만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사건, 사고는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학회는 복지부뿐만 아니라 범부처 간 협력이 필요함을 역설하고, 논의기구 설립을 주장했다.
신경정신의학회는 “지역사회의 정신질환 관련 응급상황은 정신건강복지센터나 보건소 힘만으로 해결할 수 없고, 경찰·소방·의료·행정·복지 영역의 포괄적 협력이 필요하다”며 “청와대의 범부처 협력 대책으로 재정계획과 함께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위해 범사회적 중증정신질환 국가책임제 논의 기구 설립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