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서울시 병·의원의 프로포폴·졸피뎀 등 마약류 의약품을 관리하는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성형외과 등이 몰린 강남구는 단속인력 4명이 병·의원 2192곳을 맡고 것으로 파악돼, 1인당 548곳 담당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특별사법경찰권을 부여하는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4일 국회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최도자 바른미래당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2018년 서울시 마약류 의약품 관리 현황’에 따르면 1만 3243개에 달하는 병·의원을 관리·감독하는 보건소 마약류 감시 인력은 73명에 불과했다. 1인당 181개 병·의원을 관할하는 셈이다.
더욱이 성형외과 등이 몰려있어 관리 대상 병·의원이 2192개에 이르는 강남구의 경우에는 관할 마약류 의약품 취급 병·의원을 관리·감독하는 인원이 4명에 불과했다. 그나마 전담 인력은 3명이고, 나머지 3명은 겸임이다.
겸임을 포함해 1인당 548개 의료기관을 맡고 있는 것이다. 도봉구도 관리·감독 인원이 1명 관할구역 내 263개 병·의원을 모두 관리·감독하고 있었다.
관리·감독 인력 부족은 제대로 된 단속의 부재로 이어졌다. 지난해 강남구의 경우 마약류 의약품 관리를 위해 의료기관을 점검한 1058건 중 담당 공무원에 의한 직접 점검은 150건에 불과했다. 나머지 908건은 병·의원 등 의료기관에 의한 자율점검이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지난해 위반 적발건수는 23건에 그쳤다.
현재 마약류취급자에 대한 관리·감독은 2년에 한 번 이상 하도록 돼 있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마약류취급자를 검사하기 어렵기 때문에, 각 지자체들은 피부과·성형외과 등 마약류 의약품 오·남용 가능성이 높은 의료기관에 대한 기획점검을 주로 하고 있다.
또 마약류 의약품은 시·군·구 보건소가 관리·감독하고 최종 법적 책임은 시·군·구 등 기초지자체에 있으나, 식약처가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을 통한 마약류 의약품 유통 현황을 기초지자체 보건소와 공유하지 않아 일선 보건소들은 관리·감독상 어려움을 겪고 있다.
광역지자체 역시 기초지자체의 관리 현황이나 통계를 취합하는 역할만 수행해 보건소 단위의 취약한 관리·감독을 보완할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식약처에 특별사법경찰권 부여 및 단속·관리 인력 확충을 위한 법안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최도자 의원은 “마약류 의약품 관리·감독이 원활히 이뤄지기 위해서는 전문성을 갖춘 식약처의 관리·감독이 강화돼야 한다”며 “식약처에 마약류의약품 단속에 대한 특별사법경찰권을 부여하는 법 개정을 추진 중에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