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전문의들은 치료가 끝난 암 생존자들에게 최초 발생한 암의 전이나 재발에 대한 주의도는 높지만 새롭게 발생하는 ‘이차 원발암(이차암)을 예방하기 위한 정기검진에는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암환자는 같은 나이의 일반인과 비교해 이차암이 발생할 가능성이 2~3배 정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전문의들 역시 자신이 치료한 암환자에게 이차암 발생을 경험했고, 이를 챙겨주지 못한 것에 대한 스트레스를 겪고 있었다.
따라서 암환자는 최초 발생한 암의 재발과 전이에 대한 꾸준한 관찰과 함께 새로운 이차암 발생에 대한 조기검진도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서울대학교병원 암건강증진센터 신동욱 교수(가정의학과)는 삼성서울병원 암교육센터 조주희 교수 및 국립암센터팀과 공동으로 치료가 끝난 암 생존자들의 이차암 예방을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고 31일 밝혔다.
유방암, 위암, 결장암, 폐암, 뼈암 등을 치료하는 외과 및 종양내과 전문의들을 대상으로 건강검진에 대해 심층 면담을 토대로 이뤄진 이번 연구는 아시아태평양 암예방학회지 5월호에 발표됐다.
실제 면담에 참여한 암전문의들은 모두가 자신이 치료한 암환자에게 이차암이 발생하는 경우를 경험했고, 이를 챙겨주지 못한 것에 대한 스트레스를 겪고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암전문의들은 이차암 발생에 대비한 정기검진을 권하지 않고 있으며, 이 일을 자신이 담당해야 할 업무라고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그 이유로는 진료시간이 짧고, 이차암 정기 검진이 본인의 전문 분야가 아니라서 이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것 등을 꼽았다. 또 일부 암 전문의들은 자신이 할 일은 암 치료에 집중하는 것이지, 환자들이 기대하는 전반적인 건강관리가 아니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암 전문의들은 해결 방안으로 병원 내에서 이차암에 대한 건강검진을 챙겨주는 서비스가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신동욱 교수는 “암환자 대부분은 본인의 암을 치료해준 의사가 모든 건강관리를 챙겨주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핮만 진료시간이 짧은 국내 의료 환경에서 암전문의가 본인의 전문분야가 아닌 암 생존자의 이차암 정기검진까지 모두 챙겨주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 대안으로 암전문의들은 기존의 일차암 치료에 집중하고 같은 병원 내에 가정의학과, 일반내과 전문의들이 암 생존자의 이차암 예방을 위한 건강검진과 전반적인 건강관리를 담당하는 역할분담 모델(shared care model)을 구축하는 것이 하나의 해결책”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