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부산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불법 사무장 요양병원 비리가 적발돼 경찰이 수사에 들어갔다. 적발된 의료재단은 의료생활협동조합 자금을 빼돌려 요양병원 5곳을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10년 동안 2500억원 이상의 국민건강보험료 등이 흘러들어갔으며, 이사장 가족은 수 천만원의 월급을 받는 등 재단 돈을 사적으로 유용한 정황도 드러났다.
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의료법 위반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A의료재단 이사장 B씨에 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1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08년 자신이 설립한 의료생협 이사회 회의록을 조작했다. 이를 통해 의료생협 자산을 마치 개인 재산으로 기부한 것처럼 꾸미는 등 부정한 방법을 동원해 의료재단을 만들어 요양병원을 불법 운영한 혐의다.
A씨는 이 의료재단 산하에 3개 요양병원을 불법으로 개설, 운영하며 사세를 넓혀 가던 중 2010년 병원 1곳을 기부하는 방식으로 또 다른 의료재단을 설립했다.
이어 두 번째 의료재단 이사장 자리에 아내를 앉히고 산하에 2곳의 요양병원을 만들어 불법으로 운영했다. 이 의료재단 이사장직은 지난해 3월 A씨 딸이 넘겨받았다.
이 외에도 A씨는 최근까지 모두 5곳의 불법 사무장 요양병원을 운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의료인이 아닌 A씨 가족은 일정한 요건만 갖추면 병원을 개설할 수 있는 의료법의 허점을 파고 든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A씨와 그의 가족들은 지난 2008년 10월 이후 불법으로 개설한 요양병원 5곳을 운영하며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받은 의료급여비는 약 2500억원에 달한다.
경찰은 A씨가 설립한 의료재단 2곳과 산하 의료재단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여 회계자료와 재단 이사회 회의록 등을 확보했다.
또, 재단의 금융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A씨의 계좌로 수억원의 재단 돈이 흘러 들어간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와 가족들이 재단 명의의 고급 수입차를 사적으로 사용하거나 재단 소유 법인 카드로 해외여행을 다녀오는 등 해당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경찰은 A씨의 아내와 딸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