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최근 진주시 방화 살해사건과 관련, 보건복지부가 경찰청·법무부 등 관계부처와 정신질환자 치료·관리체계 강화 방안을 포함한 협조체계 구축에 나선다.
국회에서도 정신질환자 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고조되면서 ‘사법입원’ 절차 도입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신질환자 사후 관리를 강화하는 ‘임세원법’은 지난달 사법입원제를 제외한 채 통과됐다.
21일 복지부에 따르면 고(故) 임세원 교수 사망 이후 정신건강복지법 개정과 더불어 지역사회 관리지원 확대, 적정치료를 위한 시범사업 도입 등을 추진 중이다.
정신질환 발병 초기환자 집중관리를 위한 조기중재지원사업, 퇴원 후 지속치료를 위한 병원기반 사례관리, 외래치료지원제도 등 정신질환자 지속 치료 지원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우선 인식개선 활동 지원, 낮병원 활성화, 정신재활시설 및 서비스 제공인력 확충, 처우개선 등을 추진한다.
또 정신질환자에 의한 자·타해행동 등 신고에 있어 경찰·소방·정신건강복지센터 중 어느 쪽으로 신고가 들어오더라도 공동 대응할 수 있도록 협력 체계 구축을 마련하게 된다.
정신건강복지센터에 응급개입팀을 설치해 정신건강전문요원이 경찰-소방과 함께 현장 출동 및 정신질환 여부를 확인하고 맞춤형 대응을 할 수 있도록 시스템 구축을 마련중이다.
해당 응급개입팀은 응급상황시 현장에 출동, 정신질환 여부 판단, 안정유도 및 상담 제공한다. 간호사, 사회복지사, 1~3년의 수련과정을 거친 임상심리사 등 정신건강전문요원으로 구성된다.
복지부는 정신질환자 관리 체계 관련 보완점을 발굴하기 위해 지난 18일 ‘중앙정신건강복지사업지원단’ 자문 회의를 개최하기도 했다.
사업단은 정신과 전문의 등 의료계, 법조계, 정신질환 당사자, 사회복지계, 정신건강증진시설장 등 정신건강 전문가로 구성된 복지부 자문위원회다.
향후 경찰도 정신질환에 대한 기본적 이해와 대응방안을 숙지할 수 있도록, 국립정신병원 등을 중심으로 정기적으로 교육을 지원하는 방안을 경찰청과 협의하게 된다.
보건복지부·국립정신건강센터, 경찰청, 소방청과 합동으로 발간한 ‘정신과적 응급상황 대응 매뉴얼’도 보완된다. 정신질환으로 인한 행동 등을 현장 출동 경찰 등이 인지할 수 있도록 하고, 신속한 조치로 연계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복지부 정신건강정책과 관계자는 “최근 진주 방화 살해사건 관련해 정신병력이 있는 범인에 대한 보건소 미 통보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면서 “보건당국과 경찰과의 협조체계 구축 필요성 등이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여야, 정실질환자 관리 관심 제고···윤일규 의원 "사법입원, 국회 통과돼야"
지난 5일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정신건강복지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돼 오는 10월 시행된다.
해당 법에는 본인 또는 보호자 동의가 없어도 정신질환자가 외래치료를 받도록 지원하고, 이들의 퇴원 사실을 보건당국에 의무 통보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성과는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하지만 가정법원 강제입원’ 절차가 빠지면서 우려는 여전하다. 일각에선 정신질환자의 입원 문턱을 보다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와 관련해 보건복지위원회의 김명연 의원(자유한국당)은 의료계 및 학계 의견을 수렴 중이다. 김 의원은 앞서 심각한 정신질환 등으로 인해 진료 중 폭력 등 신변 위협을 보일 경우 진료를 거부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또 맹성규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내달 16일 정신질환자 치료감호소 실태를 진단하고 개선점을 모색하는 토론회를 열 예정이다.
맹 의원실 관계자는 “인력 부족, 지역사회의 미흡한 관리체계 등 열악한 치료감호소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여러가지 방안을 법무부와 모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윤일규 의원실(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월 정신질환자가 거부할 경우에도 치료가 가능하도록 외래치료지원제를 강화하고 사법입원 도입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정신건강복지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지난달 임시국회에서 해당 법안이 통과되지 못하면서 국회 법안심사소위원회 계류 상태다. 하지만 윤일규 의원은 처리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윤 의원실 관계자는 “사법입원은 국가나 사회가 환자의 인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나온 것”이라며 “하반기 복지위 법안소위에서 해당 부분을 관철, 임세원법의 뜻을 지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