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기업보다 늦은 공공어린이재활병원 설립
정부, 예산 반영 불구 2019년경 추진···부지 선정 갈등 예상
2018.03.02 12:05 댓글쓰기
의료공공성 강화를 표방하고 나선 정부가 정작 국가 지원이 요구되는 어린이재활병원 사업에서는 민간 기업보다 뒤처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장애아동이 9만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어린이 전문재활병원은 전국적으로 네 곳에 불과하며 그 중에서도 장애아동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곳은 단 한 군데 밖에 없다.

재활병원의 절대적인 숫자가 부족한 이유는 적자 운영에 있다. 

한 권역재활병원 관계자는 “재활치료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하루에 많은 환자를 볼 수 없는 만큼 병원을 운영하면 흑자를 내기 어렵다”며 “권역재활병원도 지자체의 지원금이 정해져 있긴 하나 이마저도 부족한 실정”이라고 답했다.
 
때문에 재활병원의 경우 국비 지원이 수반되는 공공병원 확충이 요구되나 적자운영을 전제로 하는 병원 사업에 정부가 부담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는 권역별 어린이재활병원 확충 사업에 3258억원의 재정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하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게임회사 넥슨이 50억원을 출연해 ‘넥슨재단’을 설립하고 제2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을 추진 계획을 발표하고 나섰다.
 
넥슨은 지난 2016년에도 푸르메재단에 약 220억원을 기부해 어린이재활병원을 세운 바 있다.

이번에는 넥슨이 직접 문화체육관광부에 비영리 재단 설립허가를 받아 어린이재활병원 건립 및 각종 사회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넥슨재단 측은 “넥슨재단의 사회공헌 비전인 ‘from a CHILD’슬로건 아래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사업을 펼칠 것”이라며 “어린이재활병원 부지는 서울 이외의 지역을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와 협의 중으로, 빠르면 올해 안에 건립에 착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 또한 올해 공공어린이재활병원 예산에 설계비 8억원을 확정하고 대상지 공모에 나섰지만 본격적인 건립은 2019년부터 추진될 예정이다.
 
이에 더해 사업 공모 단계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대전시에서 어린이 재활병원 유치를 수년간 주장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공모를 통해 병원 건립지를 선정한다는 보건복지부 방침에 지자체 반발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복지부는 사업 대상지를 대전으로 한정짓는 것은 다른 지자체와의 형평에 어긋난다는 입장으로 서류평가 등을 거쳐 상반기 내 건립 지역을 정할 방침이다.
 
그러나 대전시는 문재인 대통령의 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을 지역공약으로 보고 운영방침 등을 논의해 왔으며 시민단체 및 장애인 단체들도 모금 및 건립 촉구 운동을 펼치고 있어 다른 지역이 결정될 경우 논란이 예상된다.
 
대전시 측은 “대전시가 전국에서 가장 먼저 어린이재활병원 건립 사업을 준비해 왔기 때문에 공모하더라도 유치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라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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