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정승원 기자] 오는 10월 시행 예정인 MRI 급여화와 관련해 정부와 의료계 협의체 회의가 끝났지만, 의료계 내부에서는 아직 교통정리가 안 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와 MRI 급여화 관련 협의체 최종 회의를 가졌다.
이번 회의를 마지막으로 9월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MRI 급여화 관련 협의 내용을 보고하고, 10월에는 예정대로 MRI 급여화 정책을 시행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1.5~3.0T 기준 의원급은 29만3000원, 병원급 27만6000원, 종합병원 28만7000원, 상급종합병원은 29만9000원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번 회의에서 의협이 “의료계 내부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총 6차례의 협의체 회의가 진행됐음에도 MRI 급여화에 대한 의견 수렴이 더 필요하다고 밝힌 것에 대해, 일부에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의협과 MRI 급여화와 관련된 각 학회 보험이사들이 참여한 회의에서 회원들에게 의견을 물어보고 합의안에 대한 찬반을 정하겠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라며 “그렇게 대표성이 없다면 지금까지 회의는 왜 들어갔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회원들에게 다시 물어봐서 회원들이 반대한다면 의협도 최종적으로 반대할 것인가”라며 “의협이 최종적으로 반대하면 복지부가 의료계 반대에도 MRI 급여화를 강행하는 모양새가 되는데 이는 양쪽에 부담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복지부는 9월 건정심 보고 이후 10월 MRI 급여화 시행까지 추가적인 의견을 수렴하고, 향후 모니터링을 통해 급여기준과 보상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듣겠다는 입장이다.
MRI 급여화가 그동안 지속적으로 문재인케어에 반대해 온 최대집 집행부에 부담이 돼 의협 내부적으로 시간이 필요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 관계자는 “상복부 초음파가 급여화되고 상급병실료가 급여화된 것에 이어 MRI도 급여화된다면 의협 내부에서도 정치적인 움직임이 필요할 수는 있을 것”이라며 “그렇다고 해서 대외적으로 논의가 충분히 된 사안에 대해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의협은 "MRI 급여화에 대한 의견 수렴이 결코 시간을 지체하기 위함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의협 정성균 기획이사 겸 대변인은 “학회 보험이사들이 협의체에서 발언을 했더라도 보험이사 개인적인 의견일 수 있다”며 “학회 내부 의견과 차이가 있을 수 있어 다시 한 번 확인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변인은 “학회 외에 각과 의사회에서는 의협이 내부적으로 의견을 수렴하는 방안을 고심 중”이라며 “MRI 급여화 회의 결과를 번복하지는 않을 것이다. 문구 하나라도 꼼꼼하게 확인하자는 차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