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빈치 로봇의 혁신으로 최소 침습수술의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이 중 발병 건수가 많은 산부인과 수술은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도 성장세가 가장 두드러지는 분야다.
최근 개최된 아시아부인종양학회에서는 다빈치 Xi를 이용한 산부인과 종양 수술 및 대동맥 주변 림프절 절제에 관한 술기가 비중 있게 다뤄졌다.
데일리메디는 해당 주제를 발표한 호프 의료센터(Center of Hope) 소속 피터 림(Peter Lim) 교수와 아시아부인종양학회 남주현 회장(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을 만나 부인과 종양 수술에 있어 다빈치 Xi의 효용성에 대해 들어봤다.
▲ 사진 왼쪽부터 남주현 회장, 피터 림 교수 |
피터 림 교수는 호프 의료센터에서 로봇수술프로그램 디렉터를 맡고 있다. 지금까지 1600건 이상의 로봇수술을 집도했다. 인튜이티브서지컬사의 가장 최신 모델인 Xi시스템을 적용한 케이스는 총 250여 건이다.
남주현 회장은 아시아부인종양학회뿐만 아니라 오세아니아 산부인과학회(AOFOG) 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복강경을 중심으로 한 최소 침습 수술을 국내에 도입한 인물로 로봇수술까지 집도하고 있다.
피터 림 교수는 “Xi시스템으로 과거 로봇으로 불가능했던 복잡하고 까다로운 수술이 가능해졌다”며 “특히 암 전이에 주요한 역할을 하는 림프절을 주변 장기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섬세하고 안전하게 절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천정에서 내려오는 4개의 로봇 팔의 길이가 길어지고 얇아져 복강 내 어느 곳으로도 접근 가능해 수술 범위가 확대 됐고 보다 정밀한 수술이 가능해졌다는 설명이다.
또한 로봇 팔 어디에도 자유롭게 카메라를 장착할 수 있도록 개발돼 집도의가 로봇 위치를 조정하지 않고도 다양한 각도에서 수술을 진행할 수 있다.
피터 림 교수는 “이전 모델에 비해 시각 기술을 강화한 덕분에 실제와 흡사한 초고화질의 3D 영상 화면을 통해 수술 부위를 더욱 선명하게 볼 수 있어 보다 정교한 절제가 가능하다”고 전했다.
카메라를 내시경 렌즈 바로 뒤에 설치해 광원 소실을 최소화 한 덕분이다. 수술 부위를 10배까지 확대 가능하고 형광 이미지로 혈관과 혈류, 미세 조직까지 관찰이 가능하다.
구멍을 하나만 뚫는 단일공 수술 방식 덕분에 환자의 회복 속도가 빠르고 합병증이 적은 것도 장점이다.
피터 림 교수는 “단 시간에 환자의 고통을 최소화하면서도 합병증 없이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면 로봇수술을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수술비용이 많이 드는 것은 환자에게는 부담 요소다.
남주현 회장은 “결국은 비용이 관건인데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도 환자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어 머지않아 부분적으로라도 보험이 적용되면 더 많은 환자들이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로봇수술은 배우기가 쉬워 젊은 의사들에게 매력적인 분야라 점점 더 보편화될 것”이라며 “앞으로 일반적이고 평이한 수술은 복강경으로, 고난도 암수술은 로봇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쪽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피터 림 교수는 “향후 10년 후에는 최소 침습 수술이 일반화돼 후발 주자들이 다수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 된다”며 “경쟁 체제가 형성되면 기술 혁신은 물론 가격 경쟁이 이뤄져 환자 부담은 줄고 선택의 폭은 더욱 넓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