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고령화 가속···황반변성 증가 '치료비 부담 ↑'
건보 일산병원 연구, '환자 계속 늘어나 적응증 확대·바이오시밀러 지원 필요'
2022.03.21 11:48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인구 고령화에 따라 나이관련 황반변성 질환자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현재 사용되는 고가 치료제의 바이오시밀러 활성화를 통해 더 많은 환자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안됐다.
 
‘나이관련 황반변성’은 선진국에서 60세 이상 인구 실명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최근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의 황반변성 치료제 건강보험 확대 이후 습성 황반변성 치료 경향과 안전성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또한 고령화로 유병율과 이환 인구는 점차 늘어나는 추세며 급격한 의료비 상승이 예상되고 있다.
 
황반변성의 대표적인 치료제는 아일리아(Aflibercept), 아바스틴(Bevacizumab), 루센티스(Ranibizumab) 등인데 약가가 1바이알 당 수십만원에 달한다.
 
연구팀은 “기존 일산병원 연구에서는 미래 인구변화를 고려해서 추계한 의료비용이 2030년 기준 약 1717억원으로 전망됐다”고 설명했다.
 
국내서는 2009년부터 습성 나이관련 황반변성을 희귀난치성 질환으로 지정, 치료 본인부담금을 10%로 경감하는 산정특례 제도를 시행 중이다.
 
이후 2017년 12월부터 주사횟수 제한이 폐지되고 시력 기준이 추가됐으며, 자연히 보험 정책의 변화에 따라 실제 치료에 미치는 영향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연구팀은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산정특례코드(V201)를 부여받은 환자(만 40세 미만 제외)를 대상으로 분석에 나섰다.
 
연구결과 실제 연령별로는 80대에서 가장 높은 발생률을 보였으며 유병률은 40세 이상 인구 1만 명 당 2010년 39.3에서 2019년 50.8까지 꾸준한 증가세다.
 
또한 나이 관련 황반변성으로 새롭게 진단받은 환자 중 보험 급여 치료를 받은 비율은 약 65%로 2017년 이전에 수행했던 연구 결과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제 사용에는 변화가 있었다. 2014년 아일리아 주사제가 새롭게 보험 급여 허가를 받으면서 루센티스 사용 비율은 점차 감소하고, 아일리아 사용 비율은 증가했다.
 
특히 2016년부터는 두 약제 사용량이 반전됐다. 이전에 루센티스를 사용하던 환자에서 아일리아로 교체 투여 환자가 28.83%, 반대의 경우는 8.40%로 나타났다.
 
신규 발생 환자들은 진단 후 첫 해 가장 많은 횟수의 치료가 이뤄졌다.
연구팀은 “이후에는 주사치료 필요 횟수가 감소하거나 또는 보험 급여 기준에서 탈락해 비급여 치료를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며 “치료 빈도와 의료비용은 정책 상 보험 급여 주사 횟수가 확대되는 것과 밀접한 연관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즉, 약제 사용과 치료 횟수 등이 정책 변화에 따라 민감하게 바뀐 셈이다.
 
안구내 주사 시행 후 급성안내염 발생률은 0.02%로 일정하게 유지됐다. 주사제별로 보면 루센티스는 0.01%, 아일리아는 0.03%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정책적으로 급여 주사 횟수가 확대됨에 따라 환자들이 적은 경제적 부담으로 치료를 지속할 수 있게 됐지만 급여 적응증 및 시력의 제한으로 인해 여전히 약 35%의 환자들이 급여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치료제가 고가이고 반복 주사를 시행하는 만큼 의료비용의 증가가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바이오시밀러 약제의 개발 및 출시를 정책적으로 적극 지원한다면 보다 효율적인 사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특히 급여화 이후 사용 비율이 늘어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중인 국내 제약사는 로피바이오를 비롯해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천당제약, 셀트리온, 알테오젠 등이다.
 
로피바이오는 내년에 임상 3상 진행을 예정하고 있으며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올해 3상 완료를 앞두고 있다. 삼천당제약과 셀트리온도 3상이 진행 중이며 알테오젠은 올해 내에 3상에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아일리아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황반변성 영역에서 매출 1위를 기록 중이며, 국내서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바이오시밀러가 출현하게 되면 많은 관심을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팀은 “황반변성은 정책적인 지원이 없이 치료를 지속하기에 경제적 부담이 크다. 급여 주사 횟수는 늘어났지만 적응증이 최대 교정시력 0.2 등으로 제한돼 비급여 치료를 하는 환자들이 많다”고 밝혔다.
 
이어 “황반을 포함하지 않는 신생혈관을 가진 황반변성의 경우 치료 여부에 따라 시력을 유지할 수 있는 가능성 이 더 높아 오히려 치료가 반드시 필요한 환자군”이라며 “앞으로는 황반곁 신생혈관 등 적응증 확대와 바이오시밀러 출시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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