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재활의료기관 탈락에 새 병원 신청 저조?
진입장벽 높은 상황 속 2주기 주목, 환자 구성비율‧대상질환 개선 '무(無)'
2022.09.06 06:01 댓글쓰기



‘재활난민’ 문제 해결을 위해 도입된 재활의료기관제도가 지난 3년 동안 첫 완주를 마치고 두 번째 운영기관 모집에 들어갔다.


하지만 제1주기 운영 과정에서 불거졌던 회복기 환자 구성비율과 대상 질환군 문제에 대한 개선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만큼 진입장벽은 여전히 높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기존 재활의료기관들 탈락 사태와 함께 신규 신청기관들 참여율 저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제2기 재활의료기관 지정계획’을 공고하고 제도권 진입을 희망하는 병원들의 신청서 접수에 나섰다. 공모기간은 오는 9월 30일까지다.


재활의료기관은 정부가 재활난민 문제 해소를 위해 지난 2017년 시범사업을 거쳐 2020년 3월 본사업을 시작한 제도다.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에서 모든 치료를 마치고 기능 회복기에 접어든 환자가 최대한 집과 가까운 지역에서 집중재활치료를 받아 하루빨리 가정과 사회로 복귀하게 하자는 취지였다.


재활의료기관으로 지정된 병원에는 △입원기간에 따른 입원료 삭감 면제 △치료시간 단위 당 재활수가 △재활의료 통합계획관리료 등 다양한 혜택이 부여됐다.


때문에 지대한 관심을 받으며 시작된 시범사업에는 15개 병원이 참여했고, 제1주기 사업에는 1차 26곳, 2차 19곳 등 총 45개 병원이 ‘재활의료기관’ 자격을 부여받아 운영됐다.


하지만 기대감 속에 시작된 재활의료기관제도는 막상 뚜껑이 열리자 곳곳에서 불만이 터져나왔다.


가장 큰 난제는 회복기 재활환자 비율이었다. 재활의료기관의 경우 전체 입원환자 중 회복기 재활환자 비중을 40% 이상으로 유지토록 했다.


회복기 재활이 필요한 환자에게 집중재활을 통해 조속히 가정과 사회로 복귀토록 한다는 취지였지만 현실적으로 이 기준을 충족시키기 어렵다는 목소리들이 제기됐다.


실제 제1기 재활의료기관 상당수가 비율을 맞추지 못해 지정 취소 위기에 놓였고, 정부는 비율 대신 기간 재설정이란 구제책을 내놨지만 5곳은 여전히 자격 유지가 어려운 상황이다.


일선 병원들은 회복기 환자 비율 조정이 불가하다면 대상 질환 확대를 통해서라도 숨통을 터줘야 한다고 읍소했지만 이 마저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섣부른 진입장벽 완화는 자칫 재활의료기관 의료의 질 하락을 초래할 수 있고, 더 나아가 회복기 전문재활이라는 제도 취지도 퇴색시킬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었다.


결국 이번 제2기 재활의료기관 지정에도 회복기 환자 비율과 대상질환, 인력과 시설 기준은 제1기와 동일한 기준이 적용된다.


다만 환자 비율을 충족하지 못하는 제1기 재활의료기관에 한해 2021년 7월부터 12월 중  40% 도달 시점부터 2022년 6월까지 평균 40% 이상이면 충족한 것으로 인정키로 했다.


다른 병원들은 2021년 1월부터 12월까지 1년 동안의 진료실적을 토대로 회복기 환자 비율 40% 이상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시설 기준 중 운동치료실과 작업치료실 운영 면적은 3.5㎡로 통합 적용키로 했다.


회복기 환자군 절반 이상이 운동치료실(3.3㎡) 보다 면적이 좁은 작업치료실(0.9㎡)을 이용하고 있는 상황과 환자의 동선 개선을 감안한 조치다.


인력기준 역시 변화가 없다. 재활의학과 전문의의 경우 수도권은 상근 3명 이상(1인당 환자 수 40명 이하)이고 비수도권은 2명 이상이다.


간호사(1인당 환자 수 6명 이하), 물리치료사(1인당 환자 수 9명 이하), 작업치료사(1인당 환자 수 12명 이하), 사회복지사(1명당 150병상 초과시 2명) 역시 기존 지정기준과 동일하다.


한 재활의료기관 원장은 “의료 질 관리 차원에서 회복기 환자 40% 기준을 유지한다는 기조에는 공감하지만 현재 대상 질환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범위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신규 지정을 희망하는 기관들 입장에서도 가장 고민이 되는 부분일 것”이라며 “재활병원이 요양병원보다 더 많은 재활을 할 수 없는 기형적 구조는 개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제2기 재활의료기관으로 지정되면 오는 2023년 3월 1일부터 2026년 2월 28일까지 3년 간 자격이 유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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