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 사장‧직원에 의료행위 지시 의사 '면허 취소'
정형외과 의사 "舊의료법 적용 면허 정지" 주장…법원, 청구 '기각'
2022.10.04 05:35 댓글쓰기



의료기기 판매업체 사장과 직원들에게 수십차례에 걸쳐 무면허 의료행위를 지시한 정형외과 의사에 대한 면허취소 처분이 적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3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제14부(이상훈)는 보건복지부장관을 상대로 의사면허 취소 처분에 대한 취소를 요구하는 의사 A씨 청구를 기각했다.


의사 A씨는 경북 울진군 소재 정형외과병원에서 근무했다.


A씨는 2015년 6월 23일 병원 내 수술실에서 척추풍선성형수술을 진행하면서 해당 병원에  의료기구를 납품하는 의료기기 판매업체 사장 B씨에게 무면허 의료행위를 지시했다.


A씨가 수술용 칼로 수술 부위를 절개한 다음 스테인리스 관을 삽입하되, 만약 원고가 스테인리스 관을 삽입하지 못하면 B씨가 스테인리스 관을 삽입하는 방식이다. 


또한 A씨가 조영제가 들어있는 풍선을 스테인리스 관에 삽입한 다음 이를 부풀려 공간을 만들면 B씨가 수술용 시멘트를 배합한 후 주사기로 수술용 시멘트를 주입하는 등 2017년 10월 24일경까지 총 49회에 걸쳐 척추풍선성형수술을 함께 진행했다.


A씨는 또 다른 의료기기 판매업체 직원 C씨에게도 무면허 의료행위를 지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2015년 3월 3일경 어깨관절내시경수술을 집도하면서 본인이 수술용 칼로 수술 부위를 절개한 다음 내시경 카메라를 넣고 앵커를 잡으면 C씨에게 이를 망치로 내리치게 하고, C씨가 앵커를 잡으면 본인이 직접 망치로 내리쳐 어깨 부위에 구멍을 뚫었다.


이어 A씨가 내시경 카메라를 잡으면 C씨가 구멍에 특수실을 넣어 묶고, C씨가 내시경 카메라를 잡으면 A씨가 구멍에 특수실을 넣어 묶는 등의 방법으로 총 6회에 걸쳐 어깨관절내시경수술을 진행했다.


이와 관련,  대구지방법원 영덕지원은 2029년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60시간 등 유죄판결을 선고했다. A씨는 항소 및 상고했으나 모두 기각됐다.


형사재판이 확정되자 보건복지부장관은 2021년 4월 13일 의료법에 따라 A씨 의사면허를 취소했다.


A씨 “형사처분 따라 의사면허 자격정지-자격취소 달라지는 것 부당” 주장


A씨는 “무면허 의료행위 지시라는 동일한 위반행위에 대해 형사처분 결과에 따라 의사면허 자격정지와 자격취소가 달라지는 점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2019년 개정되기 이전의 구의료법 제27조에 따르면 의료인이 아닌 자로 하여금 의료행위를 하게 한때 의료인의 면허자격을 1년의 범위에서 정지할 수 있다. 


동시에 의료법 제8조와 65조 등은 의료인이 의료 관련 법령을 위반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보건복지부장관이 그 면허를 취소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A씨는 “같은 행위에 대해 징역형 집행유예 이상의 중한 처벌을 받았는지 여부에 따라 의사면허 자격정지와 자격취소가 달라지는 점은 부당하다”며 “특히 이 사건은 2019년 의료법이 개정되기 이전에 발생해 舊의료법을 적용해야 하기 때문에 면허 취소는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A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는 관련 형사사건에서 의료법위반죄로 징역형의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다”며 “의료법 제65조 제1항 제1호, 제8조 제4호에 따라 원고 의사면허를 취소한 이 사건 처분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또한 “무면허 의료행위의 구체적 내용이나 정도에 따라 벌금형 등의 유죄판결을 선고받았다면 원고 주장대로 구(舊) 의료법을 적용해 자격정지처분을 하는 경우도 상정 가능하다”며 “하지만 원고가 관련 형사사건에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이상 원고 주장은 이유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보건복지부장관이 의료법 제65조 제1항 제1호, 제8조 제4호에 따라 원고 의사면허를 취소하는 것은 정당하다”며 원고 청구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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