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알보젠 '담합'…과징금 26억5000만원
복제약 미출시 대신 3개약 독점판매…공정위 "시장 저지 합의도 위법"
2022.10.14 10:00 댓글쓰기

글로벌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항암제 의약품 시장에서 복제약 시장 진입을 차단하기 위해 알보젠과 부당한 합의를 맺었던 사실이 당국에 적발됐다.


실제 졸라덱스, 아리미덱스, 카소덱스 등 전립선암과 유방암 치료에 쓰이는 아스트라제네카의 3개 항암제의 국내 독점 유통권을 받는 대가로 알보젠은 복제약을 생산 및 출시하지 않기로 합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아스트라제네카와 알보젠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26억5000만원을 잠정 부과한다고 14일 밝혔다. 


제재 대상은 알보젠 본사와 지역본부, 알보젠 코리아, 아스트라제네카 본사, 한국아스트라제네카 등이다. 아스트라제네카 측에는 11억4600만원, 알보젠 측에는 14억9900만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양측은 지난 2016년 10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알보젠이 졸라덱스 등의 국내 독점판매권을 갖는 대가로, 이 기간에는 관련 복제약을 생산 및 출시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알보젠은 계약 당시 졸라덱스의 복제약을 개발 중이었고 내부적으로 2019년 3분기에는 약을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던 상황이었다. 


약품 가격과 시장 점유율 하락을 막기 위해 아스트라제네카 측은 담합을 제안했고, 알보젠 측도 복제약을 출시해 경쟁하는 것보다 담합하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 합의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급여 의약품의 경우, 첫 번째 복제약이 출시되면 오리지널 약가는 기존의 70%로, 복제약가는 기존 오리지널 약가의 59.5%로 낮아진다. 


추가로 복제약이 나오면 둘 다 기존 오리지널 약가의 53.55%로 떨어진다. 알보젠이 졸라덱스 복제약을 출시하면 환자와 국민건강보험공단 입장에서는 같은 효능에 약값 부담을 40%까지 줄일 수 있었다.


지난 2018년 1월 공정위가 조사에 나서면서 양측 담합은 종료됐다. 공정위는 양측의 담합 관련 매출액을 약 800억원(잠정)으로 추정한다.


다만 공정위는 복제약의 생산·출시를 제한했을 뿐 개발은 계속 허용한 점과 궁극적으로 알보젠 측이 의약품 출시에 실패해 경쟁제한 효과가 작았던 점, 합의를 조기에 종료하고 조사에 협조한 점 등을 고려해 검찰에 고발하지는 않기로 했다.


유성욱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이번 조치로 잠재적 경쟁자의 시장 진입을 저지하는 합의도 위법이라는 사실을 명확히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민 생명과 직결되는 의약품 시장에서 담합을 시정, 환자들의 약값 부담과 건강보험 재정부담을 완화하고 의약품 시장의 경쟁질서가 확립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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