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재조명된 '호흡기질환 백신' 중요성'
강동경희대병원 최천웅 교수 “폐렴구균·독감 백신 접종도 권고 사항'
2021.12.05 21:22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코로나19 사태 이후 호흡기질환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과 증상이 유사하다고 알려진 폐렴과 독감(인플루엔자)이다. 특히 계절이 바뀌는 이 시기에는 호흡기질환 발병률이 높아 이에 대한  호흡기 감염병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주요 호흡기질환의 특징과 예방법을 최천웅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사진]에게 들어봤다. [편집자주]
 
Q. 코로나19 감염증, 독감, 폐렴 세 질환의 차이점은
-세 질환은 모두 급성 호흡기 감염증이다. 대표적인 차이점은 원인과 병변 위치다. 코로나19와 폐렴은 폐에 발생하는 염증이며, 독감은 상기도에 발생한다. 원인 또한 코로나19는 코로나19 바이러스,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폐렴은 여러 가지 세균에 의한 것으로 상이하다. 증상의 경우 크게 다르지 않다. 대표적인 증상은 고열과 가래다. 코로나19는 미각과 후각상실이 나타나며 독감은 고열이 주 증상이다. 폐렴은 고열과 함께 누런 색깔에 나오는데, 2주 이상 증상이 지속되면 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 독감은 일주일 정도 쉬면 상태가 호전되지만, 증상이 오래간다면 폐렴의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특징을 바탕으로 일반인이 섣부른 판단을 내려선 안 된다. 대표적인 특성은 있지만, 환자 개인에 따라 질환의 양상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예를 들어, 노인성 폐렴의 경우 열은 없지만 졸음, 이치에 맞지 않는 소리 등의 증상이 있다. 일반인들에겐 잘 알려지지 않은 증상이다. 질환이 의심될 경우 의사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Q. 각 질환의 위험은 어느정도인가
-먼저 폐렴구균에 의한 폐렴은 면역력이 낮은 고연령층에선 사망률이 높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50대 이상 사망률이 35~49세 장년층 대비 3배 이상 증가하기도 했다. 이어 독감의 경우 흔한 질환이라 심각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통계를 보면 매년 300만명이 걸리고, 또 3000여명이 이 질환으로 사망한다. 치명률은 0.1% 정도다. 최대 이슈인 코로나19의 최근 사망률을 살펴보면 연령별로 차이는 있지만 마찬가지로 0.1%의 치명률을 보인다. 독감과 비슷한 수준인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코로나19를 더욱 두려워 하는 것은 아직 치료제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향후 치료제가 개발된다면 코로나19는 독감과 비슷한 치명률을 가진 질환이 될 것이다.
 
Q. 학계에선 모든 호흡기 질환에 백신접종 필요성을 강조한다. 백신접종이 상호 예방에 도움이 되는지
-최근 연구를 살펴보면 코로나19와 폐렴이 동시 감염되면 중증으로 이환될 가능성이 높다. 합병증에 대한 위험성을 낮추기 위해서 예방 가능한 질환은 미리 예방하는 것이 좋다. 최근 학계에서 발간된 논문을 보면 폐렴구균 혹은 독감 백신을 접종한 사람이 코로나19 감염확률과 치명률이 낮다는 이야기도 있다. 아직 실험적으로 증명이 되지는 않았지만 이론적으로는 충분히 가능한 얘기다. 쉽게 말해 멧돼지를 잡기 위한 울타리를 막아두면 호랑이나 사자까지 막을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 방어에 도움이 된다. 세 질환에 대한 백신접종도 같은 맥락이다.
코로나19 사태로 호흡기질환에 대한 국민 관심이 높아진 현 상황은 백신 중요성을 강조할 수 있는 기회다. 호흡기 질환 유관학회는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폐렴구균과 인플루엔자 백신은 매년 맞아야 한다고 홍보했지만 큰 호응이 없었다. 그런데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민들의 백신접종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진 것 같다. ‘예방의 중요성’이란 단어가 우리 사회에 각인된 것이다. 
다만 백신에 대해 한 마디 덧붙이자면 이는 질환을 ‘안 걸리게’하는 것이 아니다. ‘덜 걸리게’ 하는 것이다. 백신을 접종했다고 해서 100% 예방이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방심하지 않고 손 씻기, 마스크 착용 등 일반적인 호흡기질환 예방 생활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코로나19, 폐렴, 인플루엔자 백신 동시에 맞아도 무관"
"하나의 질환에 대한 백신 접종하면 다른 질환 예방에도 효과 가능성"
"위드코로나 이후에도 마스크 착용 등 생활방역수칙 유지 매우 중요"
 
Q. 세 질환에 대한 백신을 동시에 맞아도 무방한지
-결론부터 말하자면 상관 없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에 대한 연구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최근 이뤄진 연구를 보면 그렇다. 이론적으로 부연하면 코로나19와 폐렴구균, 인플루엔자 백신은 모두 사백신이다. 백신은 사백신과 생백신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생백신은 말 그대로 살아있는 균을 넣는 것이고 사백신은 바이러스를 어느 정도 사멸시킨 상태에서 환자에게 접종된다. 사백신의 경우 시간을 둘 필요가 없고 동시에 맞아도 상관이 없다.

Q. 건강한 청년층에게도 백신 접종 필요성은 
-우선 백신접종이 가장 필요한 연령층은 우선접종 대상군으로 분류돼 있다. 고연령층이나 만성질환자들의 경우 대상자에 대한 국가 차원의 접종사업이 시행되고 있다. 젊은 층들에 대해선 ‘권고 사항’이다. ‘필수’는 아니지만 전문의 관점에서 맞으면 좋다고 말씀드린다. 최근 젊은 연령층에서도 당뇨나 고혈압 등 만성질환의 발병률이 높은 모습이 관측된다. 간편한 접종으로 질환에 대한 불안감을 크게 덜 수 있다는 점에선 환자에게도 이득이다. 평소 호흡기 질환 감염 및 전염에 대해 염려하고 있었다면 접종을 선택할 수 있겠다.

Q. 정부의 방역기조가 ‘위드코로나’로 전환됐다. 국민과 정부를 향한 당부의 한마디
-물론 방역적인 관점에서 보면 좋은 것만은 아니다. 하지만 오랜 시간 국민들의 피로감이 누적됐고 특히 자영업자는 큰 타격을 입고 있다. 또 백신 접종률이 70%를 넘으며 적정선에서 사회활동이 가능해질 수 있는 시점이다. 중요한 점은 생활방역수칙을 더욱 엄격히 준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마스크 착용은 코로나19 사태가 사실상 종식된 이후에도 일상화 되는 게 바람직하다.
한가지 제언을 하자면, 호흡기질환자들이 더 신속하게 자가격리에 돌입할 수 있도록 의료체계 개선을 고려해볼 수 있다. 현재 호흡기질환을 진단을 받으면 약국에서 처방받은 후 자가격리가 이뤄지는 식인데, 진단과 동시에 약도 함께 처방해 동선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힘든 시기가 오래 이어지고 있지만 지금처럼 방역수칙을 준수하면 슬기롭게 위기를 극복해 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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