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한양대·건양대병원 등 5곳 파업 지속
일부 병원 입원환자 퇴원·이송 조치···광주 의료기관 2곳 협상 난항
2021.09.06 18:14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이슬비 기자] 지난 2일 임금·단체협상(임단협) 등에 실패해 파업에 돌입한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노조) 지부 10개 병원 중 5곳이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고대의료원·한양대의료원·건양대병원 및 조선대병원·호남권역재활병원 등이다. 전남대병원·광주시립제2요양병원은 이날 오후 노사 간 잠정 합의를 마치고 파업을 철회했다. 
 
보건노조 예고대로 응급실·분만실·중환자실 등 필수유지인력은 이번 파업에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병원들은 파업 시작일 당시 외래진료 등만 일부 원활하지 않았던 정도로 현재까지는 여파가 크지 않은 모양새였다. 

그러나 파업 5일차에 접어들며 일부 병원에서는 외래환자 예약을 줄이거나 입원환자 퇴원·이송 조치를 취하며 의료공백 위기가 커지고 있다.  
 
보건노조에 따르면 고대의료원은 안암·구로·안산 3개 병원 소속 조합원 1000여 명이 6일 오전 10시부터 성북구 소재 고대안암병원부터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재단) 앞까지 행진했다. 고대의료원 지부는 인력 확충·임금 인상·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을 주장했지만 병원 측과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다.  
 
해당 지부 조합원들은 이전까지 재택 파업 진행하다 오늘 거리로 나섰으며, 오는 9일까지 추가 교섭을 요구할 계획이다. 
 
고대의료원 지부장은 이날 결의대회에서 “고대의료원 매출액이 2017년 1조원에 달했는데 직원들은 숨돌릴 틈도 없이 일하고 지난해 임금은 동결됐다”며 “시설에만 투자하지 말고 사람에도 투자하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고대의료원 관계자는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필수유지업무 외에도 진료공백이 없도록 대체인력을 투입하고 있다”면서 “다만 파업이 길어지고 있다 보니 노사 간 타협이 이뤄지도록 적극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한양대의료원에서는 약 900여 명이 인력 확충·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갔다.

한양대병원 관계자는 진료 차질 여부에 대해 “현재 외래진료 등이 원활하지 않긴 하다”면서도 “의료공백 최소화를 목표로 부서별로 대응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건양대병원은 간호인력을 필두로 조합원 약 500여 명이 참여했다. 이곳 조합원들은 임금 11.2% 인상 등을 요구 중이다.

건양대병원 관계자는 “근무인원이 줄었기 때문에 응급환자를 제외하고 입원환자를 조금씩 줄이고 있다”며 “수술을 미루기도 하면서 수용인원을 유지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병원 측은 현재까지 임금 등과 관련된 교섭을 성실히 임해왔고, 협상과 관련해 항상 열려 있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출처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광주서만 4개 병원 파업 후 2곳 협의 
 
광주 지역에서는 4개 병원이 파업에 돌입했는데, 현재까지 일부 병원과 노조지부 간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보건노조에 따르면 조선대병원은 지방 소재 병원 중 가장 큰 규모인 약 800여명의 조합원이 파업에 들어갔다. 
 
이 병원은 일부 호전된 입원환자를 퇴원시키거나, 치료가 더 필요한 환자의 경우 타 요양병원·상급종합병원 등으로 이송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조선대병원 관계자는 “외래환자 예약을 연기하거나 취소하며 줄이고 있다”며 “병원에서 지속적으로 다양한 대안을 노조에 제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남대병원에서는 300여명, 조선대호남권역재활병원에서는 100여명, 광주시립제2요양병원에서는 50여명이  인력 확충·정규직 채용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한 바 있다.
 
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이날 오전 보건노조 광주전남지부는 기자회견을 열고 병원들을 압박했다. 지부는 “조선대병원의 환자이송원 정원은 30명이나 22~24명이 일하고 있다”며 “1년 11개월마다 사람만 바뀌는 비정규직, 최저임금, 3교대 근무 조건들로 인해 지원자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렇다 보니 병동에서 환자이송원을 찾는 전화가 빗발치고 간호사가 대신하며 보건의료노동자끼리 갈등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또 “호남권역재활병원 치료실에서는 5분 안에 환자를 보호자에게 인계하고 차트 기록·전화응대 등을 하고 화장실에 다녀와 다음 환자를 인계받아야 한다”며 “치료사들이 화장실 다녀오기와 물마시기를 참아 방광염·양수부족 등을 호소하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보건노조는 9월 7일까지를 집중 교섭 기간으로 정하고 있다. 보건노조 관계자는 “7일까지도 지부별로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보건의료노조 차원에서 교섭에 개입하고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혀 파업 장기화 가능성도 시사했다.  
 
한편, 보건노조에 따르면 지난 2일 파업에 돌입했던 삼육재활병원(SRC)은 3일 협상이 타결돼 조합원들이 복귀했다. 일부 부서 경고파업에 들어갔던 부산대치과병원·부산대병원 조합원들은 지난주 복귀 후 현재 병원 측과 교섭 중이다.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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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희동 09.08 11:49
    코로나시국에 의사파업에 국민 생명권 담보로 어쩌네 하면서 반대하더니, 역시 파업의 아이콘 보건의료노조는 본인들 임금인상에는 아주 적극적임. ‘내로남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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