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빠졌지만 대부분 병원 정상 운영···2·3차 파업 '우려'
일부 진료과 외 환자들 큰 불편 없어···장기화되면 의료진 백업 등 난감
2020.08.08 05:34 댓글쓰기
사진설명: 서울대병원 대한외래 지하 2층.
[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이 7일 집단행동에 돌입했으나, 대부분의 환자들이 느끼는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급실 등 일부 현장에서 대기시간이 길어진 부분은 있었으나, 환자들이 느끼는 큰 불편은 미미했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전공의들 파업에 대해 ‘무관심’했으나, 지역에서 올라 온 환자 중 일부는 ‘지역의사제’를 골자로 한 정부 정책에 동의한다고 표명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병원들은 이날 파업이 향후 2·3차 파업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감을 표했다.
 
7일 세브란스병원에서 만난 A씨는 “의사라는 직업 특성이 아픈 환자를 돌보는 것인데, 파업은 무책임한 행동”이라면서도 “수술 예약을 하고 왔기 때문에 오늘은 별다른 영향은 없었다”고 말했다.
 
B씨는 “오늘 파업이 있는 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원래부터 대학병원에 오면 대기시간이 길었기 때문에 특별히 피해를 본다는 느낌은 없다”고 증언했다.
 
서울대병원에서도 마찬가지였다. C씨는 “언론을 통해 총파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으나,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고 답했다.
 
하지만 지역 환자를 중심으로 정부 정책에 동조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정부는 오는 2022학년도부터 의과대학 입학정원을 늘려 10년 간 4000명의 의사를 추가로 양성키로 했는데, 이 가운데 3000명을 ‘지역의사 특별전형’을 통해 뽑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해당 전형의 골자는 10년 간 특정 지역에서 의무 복무토록 하겠다는 내용이다. 지역별 의료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내놓은 복안이다.
 
전라남도 영암군 영암읍에서 올라온 D씨는 “정부 방침에 동의한다”면서 “영암읍의 경우 12개 면이 있는데 의사가 1명도 없다. 그나마 읍에 병원 1개가 있는데, 승용차가 있는 사람 1~2명이 동네 사람들이 아플 때마다 해당 병원에 태워다 준다. 응급상황에서도 구급차를 기다리는 대신 이들에게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전라남도에 의과대학이 생기고, 정부가 수도권과 지방 의사들의 임금 격차를 맞춰주면 지역별 의료 불균형 문제가 해결되지 않겠냐”라고 기대했다.
 
이날 응급실 등 일부 과에서는 대기 시간이 길어져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서울대병원 응급센터를 방문한 E씨는 “아버님이 복통으로 응급실에 오전 11시 30분에 왔는데, 오후 4시 30분까지도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며 “간호사들이 전공의 총파업 때문에 의사가 없어서라고 대답했다. 환자가 볼모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편, 병원들은 전공의들의 향후 파업 양상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이날 우려했던 의료대란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2·3차 파업이 이어지는 등 장기화 시 대체근무 등으로는 더 이상 버틸 수 없다는 것이다.
 
연세의료원 소속 F교수는 “총파업이 하루라서 그렇지 장기화 되면 답이 없다”며 “전공의가 없어서 환자가 수술실 들어오면서부터 나갈 때까지 모든 일을 간호사와 함께 다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전공의를 대신해 당직근무를 섰는데, 평소 익숙함과는 거리가 먼 타 과 업무를 맡았다.
 
F교수는 “남아 있는 의사들이 일을 해야 하는데, 평소에 안 하던 일을 한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정상 진료를 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도 “하루는 문제가 되지 않는데, 2·3차 파업으로 진행된다면 기존 인력들이 힘들어 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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