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사들의 참여를 확대하긴 하는지, 한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지 등."
대한의사협회 상임이사 및 대의원회 '문턱'이 여전히 높아 여의사들 참여가 제한적이라는 지적에 대해 제39대 의협 회장 선거에 나선 후보자들이 "지분 확대를 위해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그럼에도 전략적 행보로 읽히는 대답은 대다수 후보로부터 나왔지만 방법론적인 측면에서는 누구도 뾰족한 묘안을 내지는 못했다.
사실 지난 1월 25일 임시총회에서 대통합혁신위원회 안 중 하나로 '여의사 몫으로 고정대의원이 돌아갈지' 관심이 모아졌지만 정관 개정안은 부결된 바 있다.
이 방안이 무위로 돌아가면서 다소 실망감을 느낀 여의사들이기에 차기 회장에게 거는 기대도 적지 않다.
그래서일까. 지난 10일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개최된 의협 회장 선거 후보자 토론회에서 여의사들은 "회장에 당선된다면 여의사 할당제 등을 통해서라도 등용할 생각이 있냐"고 물었다.
현재 의협 임원진을 보면 상임이사 20여명을 포함해 집행부가 30여명에 이른다. 하지만 여의사회장이 당연직 부회장으로 선임된 것 외에는 다소 비율이 낮은 수준이다.
이용민 후보는 "쿼터제 등이 방안이 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추천을 해 달라. 사실 의사회 내 제대로 일할 사람이 없다. 일할 능력이 없는데도 지분을 얻어 '이사' 자리를 팔아먹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고 단언했다.
이 후보는 "의협 정관상 문제가 있기 때문에 현재로선 대의원 직선제를 통해 참여하는 부분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면서 "선출직인 감사 등에도 많은 참여를 해달라. 능력 밖이지만 회장에 당선된다면 대의원회에 적극 건의하겠다"고 주장했다.
송후빈 후보의 경우 좀더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했다.
송 후보는 "선거에 출마한 5명의 후보를 데려다 놓고 지원을 해달라 하면서 쿼터제를 통해 지분 확대를 요청하는 것 자체가 초라한 것 같다"며 "당연한 권리다. 당당하게 요구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 후보는 "직접 참여해서 목소리를 높이고 활동을 하면 사실 모든 것이 해결될 것으로 본다"면서 "그러한 맥락이라면 남자의사회를 만들어서 예산을 만들어 달라 할 것인가. 그런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임수흠 후보 역시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치면서 "여의사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전제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회장에 당선되면 적극적인 마음을 가지고 생각하는 바에 접근하도록 힘쓰겠다. 하지만 여자 회원의 비율에 부합하도록 지분 확대 필요성에는 공감하나 갑작스럽게 되진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임 후보는 "분명히 이 기조를 유지, 점차적으로 해결하는 방향은 맞다. 하지만 이를 위해선 적극적인 회무 참여가 필요하다"며 "대통합혁신위원회에서도 정관 개정에 대해 논의했고 앞으로 더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고 전제했다.
조인성 후보는 "현 대의원회 구조 자체가 여의사들이 적극 참여할 수 없는 환경이라는 점은 인정한다"며 "강제적으로라도 규정을 만들 수 있다면 문호를 넓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조 후보 역시 "충분한 능력과 경력이 있는 분들이 곳곳에 있다고 판단해 문호를 개방하겠다"면서도 "여의사들이 가사와 의협 일을 병행하다 보니 시간이 부족한 면이 있는 것 같다"고 우회적으로 의견을 내비쳤다.
추무진 후보는 여의사들의 참여를 현실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면서도 한계점을 짚었다.
추 후보는 "현재는 1명이 중도하차했으나 4명이 상임이사로 뛰고 있다"면서 "수차례 증원 요청을 받았지만 여러 내부 재정 상태로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추 후보는 "취지와 필요성에 적극 공감하는 만큼 여성특임 이사를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제는 사회 각계 여성 리더들이 많다. 이들이 회무에 활력을 불어 넣는다면 건전한 협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