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한양대구리병원에서 척추관협착증으로 수술을 받은 후 심정지 상태에 빠진 A환자 사건에 대해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중재원)이 병원에 5000만원을 지급하라는 조정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병원은 중재원 결정을 수용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안은 최종적으로 법원에서 결론날 전망이다.
2일 중재원 등에 따르면 A환자의 심정지 및 무산소증 원인으로 모르핀을 비롯한 오피오이드(마약성 진통제) 과량 투여가 지적됐다. 당시 A환자의 의식저하, 호흡저하 및 축동(동공이 축소된 상태)의 세 가지 징후는 모르핀·오피오이드 등 과량 투여에 의한 전형적인 증상이라는 것이다.
중재원은 “A환자는 근 이완제·항현훈제·항전간제 등 전신저하를 유발할 수 있는 약물이 투여되고 있었으며, PCA를 통해 마약성 진통제인 옥시코돈 투여·펜타닐 패치 적용·트라마돌이 포함된 진통제도 투여되고 있었다”며 “오피오이드 중독증상을 의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오피오이드 중독에 의한 호흡저하로 심정지 발생 그리고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진행한 것으로 생각된다”며 “심폐소생술이나 이후 처치의 문제라기보다는 오피오이드 중독과 그로 인한 호흡저하를 일찍 발견하지 못한 것이 원인”이라고 추정했다.
또 중재원은 A환자 이상징후에 대한 조치와 함께 의료진 설명도 미흡했다고 봤다.
중재원은 “의사가 방문해 환자 상태를 확인하거나 약제 투여상황·활력징후 등 주의해 관찰했다고 볼 근거가 미약하다”고 했고, “환자가 고령에 파킨스 등 동반 질환이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추가 위험도 및 필요한 조치 등에 대한 설명도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이를 근거로 중재원은 한양대구리병원에 ‘5000만원’ 조정 결정을 내렸다.
이는 구간별 조정금액 중 상위 네 번째(4001만원~5000만원)에 해당하는 액수다. 중재원의 구간별 조정금액은 최고 3억 1000만원 이상이고, 최저 1만원~50만원이다. 지난해 평균 구간별 조정금액은 101만원~300만원이다.
이와 관련, 한양대구리병원 관계자는 “중재원의 조정결정을 받지 않는 것으로 결론내렸다”며 “법원 판단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재원 관계자도 “법원의 손해배상 산정기준을 토대로 조정금액을 결정했다”며 “해당 건은 조정결정서만 나오고, 조정 당사자들이 합의서를 쓰지 않았기 때문에 법적 효력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