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오수희 기자 = 독감 치료제인 타미플루 복용 후 추락사한 여중생 어머니는 "의사나 약사로부터 타미플루 부작용에 관해 어떤 고지도 받지 못했다"라고 25일 말했다.
그는 "의사와 약사에게 사전고지를 의무화해야 하고 이를 지키지 않는 의사와 약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숨진 A(13)양은 21일 아빠와 함께 병원에서 타미플루를 처방받아 약국에서 제조해준 약을 받았지만, 해당 의사나 약사 모두 타미플루 부작용에 관해 단 한 마디도 알려주지 않았다고 A양 어머니는 주장했다.
A양 어머니는 "아이가 숨지고 나서 남편이 해당 병원 의사를 찾아가니 '당일 환자가 너무 많아서 (부작용을) 사전고지할 경황이 없었다'고 의사가 말했다고 남편으로부터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에서는 물론 국내에서도 타미플루를 먹은 학생이 추락사하는 일이 끊이지 않는데도 보건당국은 '타미플루 복용과 추락사 간 인과관계가 분명치 않다'는 무책임한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A양 고모는 24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타미플루 의사가 처방 시 꼭 약 부작용 고지하게 해주세요'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타미플루 부작용으로 이틀 전 죽은 중학교 1학년 여중생 고모입니다. 저희가 원하는 건 타미플루 부작용을 식약청에서 일선 의사와 약사에게 의무사항으로 고지하게 만들어서 우리 조카처럼 의사와 약사에게 한 마디도 주의사항을 못 들어서 허망하게 숨지는 일이 없도록 만들어주세요. 제발 부탁드립니다"라고 했다.
25일 오후 4시 기준 이 글에 702명이 동참했다.
A양 어머니는 "아이는 학교생활이나 교우관계에서 아무 문제가 없었고, 일기처럼 쓴 글들을 봐도 부모가 알지 못하는 고민은 전혀 없었다"라며 "사고가 난 그날 아이가 이상증세를 보였지만, 타미플루 부작용일 것이란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고 했다.
A양은 21일 밤 타미플루를 먹고 나서 방에 있다가 나와 '천장에서 소리가 난다. 시끄럽다'고 말한 뒤 물을 먹겠다고 해놓고 머리와 손을 흔들면서 베란다 쪽으로 향했다고 A양 어머니는 전했다.
그는 "의사나 약사가 부작용에 관해 한 마디만 해줬더라도 이런 일은 생기지 않았을 것"이라며 울먹였다.
이어 "타미플루 복용과 이상증세 간 인과관계는 정부에서 따로 규명해야 할 일이고, 당장 타미플루 부작용 사전고지를 의무화해야 우리 아이처럼 허망하게 죽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A양 사고가 알려지자 식약처는 독감 치료제로 쓰는 타미플루에 대한 안전성 서한을 국내 의약 전문가와 소비자단체 등에 배포한다고 밝혔다.
이 서한에는 비록 인과관계는 불분명하지만 10세 이상 소아 환자의 경우 타미플루 복용 후에 이상행동이 발현하고 추락 등의 사고에 이를 수 있다는 사실을 안내하고 주의를 당부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소아·청소년에게 이 약을 처방하거나 지어줄 때는 이상행동 발현 위험이 있다는 사실과 적어도 2일간 소아·청소년이 혼자 있지 않도록 할 것을 환자와 가족에게 설명하도록 했다.
한편 식약처가 지난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성일종 의원(자유한국당)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타미플루 부작용 신고 건수는 2012년 55건에서 2016년 257건으로 증가했다.
부작용 증상은 구토가 215건으로 가장 많았고 구역질 증상 170건, 설사 105건이었다. 어지러움과 소화불량도 각각 56건과 44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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