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생 청부살해 사모님 주치의 세브란스 P교수가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한 의사면허취소 처분 중지 소송에서 이겼다.
복지부는 허위진단서 작성 및 행사, 배임수재 죄목으로 기소된 후 1심에서 징역 8개월의 실형을 받은 P교수에게 행정처분을 감행했다가 패소하게 됐다.
행정법원은 P교수의 허위진단서 작성 등 범죄 여부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복지부가 의사면허를 명령하는 것은 아직 이르며, 행정처분 명분 및 사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서울행정법원 제12부 이승한 재판장은 최근 P교수가 복지부를 상대로 낸 행정처분 취소 소송에서 "처분사유가 없음에도 의사면허를 지시한 복지부 처분은 위법하다"며 P교수 승소를 선고했다.
1심에서 실형의 유죄판결을 선고받았지만 아직 그 판결이 최종 확정되지 않은 경우, P교수에게 면허취소 처분을 내릴 수 있는지 여부가 의사-복지부 간 승패를 갈랐다.
행정법원은 한국이 무죄추정의 원칙을 천명하고 있는 만큼 아직 판결이 확정되지 않은 P교수에게 부가적인 행정처분을 내리는 것은 헌법에 위배된다고 판시했다.
P교수는 영남제분 사모님 윤씨를 진료하는 과정에서 허위진단서를 작성한 혐의로 원심 재판부로부터 징역 8월 실형을 선고받았으며, 항소를 제기해 현대 고등법원에서 항소 소송이 진행 중이다.
복지부는 "박교수의 허위진단서 작성죄가 확정될 때까지 기다리게 되면 의료 행정처분의 원활한 운영에 상당한 위험이 초래된다"며 "균형성 및 신뢰성 상실 등 심각한 공익 침해가 우려되므로 P교수 형이 확정되기 전이라도 의사면허취소를 제한적으로 허용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승한 재판장은 복지부 주장이 위헌소지가 있다고 판단해 패소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헌법 27조 4항에 의거, 모든 피고인은 유죄 판결이 최종 확정되기 전에는 무죄로 추정한다"면서 "따라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았더라도 유죄가 확정되지 않았을 때는 행정처분 사유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봐야한다"고 적시했다.
이어 "의사면허취소 처분은 직위해제 등 잠정적인 처분이 아니라 P교수에게 직접적인 불이익을 가하는 처분인 만큼 취소해야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