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정승원 기자] 의료기관 및 의료인 폭행 방지법이 국회에서 논의 중인 가운데, 대구광역시 병원 응급실에서 또 다시 취객이 난동을 부린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29일 새벽 대구에 위치한 한 병원 응급실에서 취객 A씨는 의사와 간호사에게 이동식 폴대를 던지고 욕설을 하며 협박했다.
A씨는 복통을 호소하며 119 구급대를 통해 이 병원으로 내원했지만, 병원 측에서 입원을 시켜줄 수 없다고 하자 행패를 부린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 관계자는 “평소에 우리 병원을 자주 찾던 환자로 이전에도 직원과 의료진에게 폭력적인 성향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번 난동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의료인 및 의료기관 폭행방지법이 논의 중인 과정에서 일어났다.
특히 지난 27일 복지위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폭행으로 응급의료 종사자를 상해나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가중처벌하는 내용의 응급의료법 개정안을 의결하면서, 응급실 내에서 폭력을 행사한 경우 가중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구체적으로 응급의료종사자에게 상해를 입혔을 경우 10년 이하 징역, 1000만원 이상 1억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하지만, 이처럼 제도적으로 의료인 폭행방지법이 논의되는 와중에도 현장에서는 여전히 폭력이 발생하며 가해자는 여전히 불감증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대한의사협회는 상해나 사망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무관용 원칙으로 의료기관 내 폭행에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의협 박종혁 홍보이사 겸 대변인은 “폭언과 욕설도 폭행인데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의료기관 내 폭행에 대해서는 엄정 대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의협은 현재 심사 중인 의료인 폭행방지법의 윤곽이 드러나면,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을 계획이다.
앞서 의협은 의료기관 폭행에서 벌금형을 삭제해야 한다고 요청했지만, 이 부분은 법안소위에서는 타 법률과의 형평성을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박 대변인은 “이번에 법안소위를 통과된 개정안은 의협이 제안한 여러 가지 요건에 부합하지 않는 면이 있다”며 “법안 분석을 통해 조만간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